[19대 대통령선거 특집] 대선 후보들에겐 이런 공약도 있었다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심지우 2017. 4. 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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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거대 정당과 후보에게 관심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많은 군소 정당이 있다. 특히 올해 치러질 19대 대통령선거에는 역대 최대의 군소 후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0~5%대의 지지율을 '제로'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때로는 군소 후보들이 묵직한 존재감을 뿜어내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부분의 군소 후보들 또한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공약을 내놓았다. 그 중 기발하면서도, 이색과 황당의 사이를 오갔던 공약들을 꺼내봤다. 아울러 이번 19대 대선 군소 후보들의 눈에 띄는 공약도 모았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트레이드마크인 '카이젤 수염'으로 얼굴을 알린 정의당 진복기 후보는 "신안 앞바다에 보물이 있다. 이것을 캐내서 여러분 모두를 부자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보물' 공약뿐 아니라, 진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전쟁을 일으켜 북진 통일을 성사시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물론 진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지만, 그의 공약 발표 5년 뒤 신안 앞바다에서 정말로 해저 유물을 발견했다는 후일담이 있다. 국보급 고려청자, 중국의 청자, 백자, 은접시 등 수백억원이 넘는 보물들이 발견되었다고.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양복 차림과 짧은 머리 때문에 '남장 여자'로도 유명한 김옥선 후보는 14대 대선에서 '무공약이 공약'이라는 공약을 내세워 화제가 됐다. 공약을 이렇게 정한 이유는 "지키지 않을 바에는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취지였다고.

김 후보는 유신 체제이던 1975년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고, 유신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고 비판했다가 의원직을 박탈당한 바 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허경영 후보는 독특한 공약과 공중 부양 등의 기행으로 선거마다 화제를 모았다. "결혼하면 수당 1억원을 지급, 출산수당은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 "불효자는 사형에 처하며 전국을 4개 도로 축소해서 지역감정을 없애겠다" "사회지도층과 정치인 3000명의 살생부를 작성하겠다"는 등 많은 공약을 내놨다.

이번 19대 대선에도 출마하고자 했던 허경영은 지난 17대 대선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을 약속했다고 주장했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대선 출마 자격을 잃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삼미그룹의 전 부회장으로 재직하다 프랑스 식당의 수습 웨이터로 취직한 특이한 경력이 있는 서상록 후보는 "웨이터 시절 손님에게 바쳤던 멋진 서비스를 국민에게 하겠다"며 '서비스 대통령'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 후보는 "기성 정당은 깡패 집단"이라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인 때려죽이기'라는 살벌한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공식 직함이 '세계불교 법왕청 산하 법륜사 주지'였던 김길수 후보는 "역대 큰스님들은 국난 때 사회 참여를 주저하지 않았다"며 승려 신분임을 내세워 불교계 표심을 자극했다. 당시 김 후보는 포스터에 "불심으로! 대동단결!"이라는 구호를 적어 화제가 됐는데, 이 구호는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되기도.

김 후보는 '이단교의 완전 축출'과 조세정책의 대폭 개정을 통해 '빈익빈 부익부'를 타파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무총리를 시켜주겠다며 대선 등록금과 선거 자금 명목으로 6억원을 받는 등 총 88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출마를 선언했지만 대선 완주는 하지 못한 안동옥 후보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모든 수감자에 대한 사면령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룩하겠다"며, 전국의 모든 감옥을 폐쇄하고 상징적인 의미로 백기를 달겠다고 공약했다.

또 안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독도 영유권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대마도 영유권을 일본으로부터 반환받고 간도는 중국으로부터 반환받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역시 대선 완주에는 실패한 김호일 후보는 "불량국민이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삼청교육대 상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삼청교육대에 들어가는 국민의 조건은 '3대 불량국민'이다. 3대 불량국민이란 불량 정치인과 비리 공무원, 상습적인 악질 민생 침해 사범, 기타 판사가 삼청교육이 필요하다고 판결한 자 등으로 규정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범여권의 장외 후보이자 전 유한킴벌리 사장인 문국현 후보는 "허리가 휘는 빚을 내지 않고는 마련할 수 없었던 아파트는 건설, 투기세력 중심의 가짜 아파트이지만 반의반 값 아파트는 치솟는 집값에 좌절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아파트"라며 '4분의 1 값' 아파트를 100만 호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 역량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시민사회 단체의 지지 속에 창조한국당을 창당해 대선 주자로 나섰지만 5.8%의 득표율을 얻으며 4위에 그쳤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오는 5월 9일 있을 19대 대선에서는 어떤 군소 후보들이 눈에 띄는 공약을 내놨는지 살펴봤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한국국민당 이경희 후보는 세 명 이상의 자녀를 가진 가정에 막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아파트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셋째, 넷째, 다섯째 자녀 출산 가정에 각각 79㎡(24평), 109㎡(33평), 138㎡(42평)의 아파트를 내주겠다는 것이다. 출산장려지원금은 셋째 출산 시 5000만원, 넷째 이상 출산 시 1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과거 김옥선 전 후보가 떠오르는 후보다. 무소속 김민찬 후보는 아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약을 제출하지 않았다. 김 후보 측은 "지금까지 선거마다 여러 공약들이 나왔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며 "어디서부터 문제가 있던 것인지를 정부에 들어가서 ‘국가진단위원회’를 세운 뒤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직업을 하하그룹 회장으로 기재한 오영국 후보는 '신용불량자·전과자 없는 나라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고, '신용불량자 700만 명 전원 회복 기회 제공' '개인 빚 청산 기회 제공' 등을 주장했다. 또한 살인·강간·폭행·강도 등 흉악범을 제외한 범죄에 대해 벌금형으로 전면 개정하겠다고 했다.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 /연합뉴스

사퇴한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후보는 '신통일론'을 공약으로 내놨다. 신통일론은 9단계를 거치는데, 1단계는 '북한 고립에 따른 탈북자 등 국제적 테러 급증'이다. 2단계는 '돌발 사태가 몰고 온 북한체제 붕괴'다. 김 전 후보는 김정은 사망 혹은 망명 등의 과정을 거쳐 전면전까지 갔다가 9단계에서 '한반도를 중심권으로 한 환태평양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약간은 비현실적이고 '뜬구름' 같기도 한 군소 후보들의 공약. 특히 이번 대선은 준비 기간이 짧은 데다 많은 후보 중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인지,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군소 후보들의 이색 공약이 많은 편이다.

모든 후보가 황당한 공약을 내놓는 것은 아니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무맹랑한 공약은 유권자들도 구분할 줄 안다. 여러 후보가 어마어마하게 쏟아낸 공약 중에서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바꿀 공약은 무엇일까. 얼마 안 남은 기간 유권자들이 꼼꼼히 비교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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