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유승민 단일화는 파괴력 약해.. 안철수 동참땐 호남 이탈 각오해야

2017. 4.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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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대선 D-13]'反文 후보 단일화' 현실성은

[동아일보]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대선 후보 단일화론이 5·9대선의 막판 변수로 급부상했다. 낮은 지지율로 위기에 몰린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에서 단일화론이 촉발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3자 원샷 단일화’, 보수 진영 후보 간 ‘보수 대통합’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하지만 투표일까지 2주도 남지 않은 촉박한 상황인 데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① 안철수 포함 ‘3자 단일화’?

바른정당이 제안한 ‘3자 단일화’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반문연대’다. 안 후보와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가운데 반문 단일 후보를 세워 사실상 문 후보와의 양자 구도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3자 단일화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칸타퍼블릭이 21,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자 대결 시 문 후보(37.5%)와 안 후보(26.4%) 간 격차는 11.1%포인트였다. 그러나 양자 구도를 가정하면 문 후보(41.4%)와 안 후보(41.0%)가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초접전으로 나타났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재로선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한국당까지 포함된 3자 단일화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후보가 ‘우클릭’을 강화해 보수표 확보에 주력하면 반작용으로 호남표의 이탈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호남을 버린다는 생각을 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이 점이 3자 단일화 성사의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보수표를 흡수하려면 호남 민심의 일부 이탈은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② 홍준표-유승민 ‘보수 대통합’?

홍 후보가 주장한 ‘보수 대통합’은 범(汎)보수 후보 간 단일화를 말한다. 홍 후보를 비롯해 유 후보, 새누리당 조원진,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가 대상이다. 이미 홍, 조, 남 후보는 단일화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안 후보를 포함한 3자 단일화가 불발된다면 한국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를 두고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보수 분열의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명분 쌓기를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홍 후보와의 단일화에 유 후보의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이다. 유 후보는 24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후보도 모르게 지도부가 홍 후보 측과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는 게 섭섭하다”면서 ‘단독 완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한다. 다만 바른정당 의원 대부분의 찬성으로 홍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 유 후보가 전격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보수 진영 후보만 단일화할 경우에는 누구로 합쳐지든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단일화의 발목을 잡는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의 23, 24일 조사에서 유 후보를 뺀 3자 구도에서는 △문 후보 44.3% △안 후보 35.3% △홍 후보 12.7%, 홍 후보를 뺀 3자 구도에서는 △문 후보 43.0% △안 후보 37.0% △유 후보 10.3%로 나타났다. 특히 홍, 조, 남 후보 간 단일화만 성사될 경우 현 정국에서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도 “3자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문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기에 3자 단일화가 아닌 다른 단일화를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③ 안철수-유승민 ‘중도-보수 단일화’?

바른정당에는 ‘도로 새누리당’에 대한 거부감으로 홍 후보 대신 유, 안 후보 간 ‘중도-보수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홍 후보와의 단일화는 백기투항으로 비치기 때문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단일화 대상은 안 후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내부에도 바른정당과의 연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있다. 문 후보를 맹추격하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며칠 새 눈에 띄게 빠지며 단일화를 통해 ‘문재인 독주 구도’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한국당을 포함한 단일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도 적다. 안 후보는 현재 자강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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