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은 25일 4차 TV토론에서 경제문제 외에도 북핵 해법·군 가산점·동성애·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을 놓고 언쟁을 벌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한·미 동맹 약화의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 유 후보가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라는 말의 뜻을 아느냐고 물었다. 미국이 중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제재에 공조하는 반면 한국은 협력 대상에서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을 거론한 것이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영어 별로 안 좋아하시니…”라며 “코리아 패싱이라고 아느냐”고 질문했다. 문 후보가 ‘오지(5G)’나 ‘삼디(3D)’라고 표현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문 후보는 유 후보의 질문에 “무슨 말씀이냐.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교안 권한대행과는 전화통화를 안 하고 계속 이런 문제를 (중국과) 이야기한다”며 “문 후보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도 반대하고 한·미 동맹을 어떻게 굳건히 지키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문 후보는 “미국이 그렇게 무시할 나라를 누가 만들었느냐. 한·미 동맹의 약화 원인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있다”고 반박했다.

후보들은 내각 인선 기준을 묻는 말에 하나같이 당을 초월한 통합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리더십 모델을 묻는 말엔 문 후보는 “세종대왕은 전분육등 연분구등(田分六等 年分九等)이라는 획기적인 조세개혁을 했는데 그걸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게 아니라 5개월간 17만명 국민에게 물어보는 여론조사 이후에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왕조시대에 대단하지 않나. 그렇게 소통하는, 국민과 눈을 마주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안 후보도 “세종대왕의 인사와 소통, 리더십을 닮고 싶다”며 “장영실을 등용해서 정말 많은 업적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지금은 좀 인기가 없지만 박정희 대통령을 꼽고 싶다”며 “남북관계가 이렇게 어려울 때 강인한 대통령이 나와야 남북관계를 수습해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다산 정약용 선생을 꼽으며 “민초들 삶의 고통을 헤아리며 거기에 필요한 해결책을 실질적, 구체적으로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정도전 선생을 제시하며 “조선을 건국한 우리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