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유승민, 공약 재원 거친 충돌..안철수·심상정 '민간주도' 공방

김성휘 ,구경민 ,정영일 ,최경민 ,김유진 ,김민우 ,이재원 ,백지수 ,이건희 기자 입력 2017. 4. 2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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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5일 JTBC TV토론회 3시간(종합)

[머니투데이 김성휘 ,구경민 ,정영일 ,최경민 ,김유진 ,김민우 ,이재원 ,백지수 ,이건희 기자] [[the300]25일 JTBC TV토론회 3시간(종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180분간의 난투.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 등 주요 대선후보 5명이 25일 오후 TV 토론회에서 매서운 검증 공방을 벌였다. 경제공약, 외교안보 정책에다 동성애 등 민감한 사회이슈까지 테이블에 올랐다.

조기대선 짧은 기간에 TV 토론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급속히 커졌고 중도보수진영 후보단일화 카드마저 이날 토론회 전날 밤부터 거론된 상황. 각 후보들은 사활을 걸고 토론에 나섰다.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로 진행한 토론에서 후보들은 때로 목소리를 높여가며 상대의 정책과 자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신경을 긁는 듯한 질문과 소재 선정은 고도로 계산된 전략으로 보였다. 그 질문을 끊고 화제를 돌리는 답변마저 잘 훈련된 대응으로 읽혔다.

◇경제, 일자리, 재원마련, 칼퇴근법= 3시간에 걸친 토론회, 초반 공반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간 일자리 공약 재원을 둘러싸고 터져 나왔다. 문 후보가 공무원 등 공공 서비스 일자리를 81만개 만들고 재원은 21조원이 든다는 공약을 했다. 유 후보는 소요 재정 규모를 따져 물었다.

▶유승민= "직접 계산을 해봤나. 4조원 예산으로 64만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든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81만개 중에 17만4000개가 공무원이라고 하면서, 계산도 안 해보고 재원도 낮춰 잡은거 아닌가."

▶문재인= "공무원 17만4000개에 17조원이 든다. 나머지 4조원은 공공기관들의 자제 재정 등에 더해 일자리를 만든다. 공무원 소요예산도 9급 공무원 초봉으로 계산한 게 아니라, 해마다 오르는 것을 감안해서 7급 7호봉으로 계산했다. 공약 꼼꼼하게 보시라"

▶유승민= "아니다. 꼼꼼하게 봤다"

▶문재인= "우리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셔야겠다"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라는 데 유 후보가 발끈했다. 이어진 찬스 발언 시간에 문 후보에게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처음 공약 발표 때부터 숫자와 재원 다 밝혔는데 유 후보는 토론때마다 제가 답하면 되풀이하며 제 시간을 뺏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문 후보 캠프의 홍종학 정책 부본부장을 통해 문 후보 캠프의 재원 조달방안을 들었다.☞[팩트체크] 기사 바로가기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일자리 공약을 '사장님 대기업 마인드'라며 몰아세웠다.

심 후보는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들고 정부는 지원한다"는 안 후보 주장에 대해 "지금은 소비를 못하고 기업투자는 40년만에 최악이다. 이럴 때는 정부가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안 후보 말처럼 민간이 일자리 만드는 것이 전경련의 생각이고 낙수효과론"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정부가 해야하는 건 기반을 닦는 것이고 교육 투자해서 창의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 등 조목조목 반박했다. 심 후보는 다시 "그야말로 사장님 마인드"라고 비판하고 안 후보는 "저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위주이지, 신자유주의 전경련과는 다르다"고 재반박했다.

▶심상정= "안 후보는 1997~2001년까지 안랩을 직접 운영했다. 안랩에서 포괄임금제를 수십년간 해왔다는 증언이 있다. 포괄임금제는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도 장시간 저임금을 강요하는 변태임금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안철수= 경영에서 손을 뗀지 10년도 넘었다. (심 후보는) 대주주라고 경영에 관여하면 안된다고 비판하지 않았나.

문 후보는 안 후보의 학제개편이 한 학년 당 입학생 수를 늘려 입시, 취업 경쟁을 가열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공격했다. 안 후보는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이기 때문에 학제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승민 후보는 칼퇴근법 등 법안 공약이 상대후보들에게 호평 받았다.

▶안철수= 저는 솔직히 유 후보 칼퇴근 공약 참 마음에 든다. 집권하면 제 공약만 고집하는게 아니라 좋은 공약들 실현에 옮길 것이다. (그 예로) 칼퇴근 공약 들고 싶다.

▶유승민= 돌발노동 금지법은.

▶안철수= 예 그것도 마찬가지다. 합리적이고 좋다.

▶유승민=고맙다.

▶심상정=그거 심상정 공약 벤치마킹했다는 얘기가 있다.

▶문재인= 높이 평가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공방..외교안보=외교안보, 한미관계와 사드 배치, 대북관계와 전술핵 배치론을 두고는 대체로 보수-진보쪽의 후보들이 맞서 양보 없이 격돌했다.

유 후보는 북핵에 대해 노무현·김대중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고,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책임론으로 맞섰다.

문 후보는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고도화 관련, "(핵) 고도화를 만들어준 게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닌가. 노무현 정부 때는 (핵실험이) 초보적이었다"고 했다. 유 후보는 "(핵무기) 실전배치 가능성 높다고 생각하는데 사드에 왜 반대하나"라고 따졌다.

문 후보는 "사드를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것"이라고 했고 유 후보는 다시 "국민 생명을 협상카드로 쓰는 대통령이 어딨나"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그러면 다음 정부에서 북핵폐기 카드, 중국에 북핵폐기 공조 카드는 어떻게 하느냐"고 재반박했다.

유승민 후보는 '코리아 패싱'을 언급, "사드를 반대하며 어떻게 한미동맹을 지키나"라고 지적했다. 코리아 패싱이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리더십 공백이 된 이후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정작 당사자인 한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이 한국을 '패스'한다는 뜻이다.

문 후보는 거꾸로 "미국이 그렇게 무시하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 오로지 미국 주장에는 추종하니 우리와 협의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부끄러워하셔야 한다"며 맞받았다. 이들은 전술핵 배치론을 둘러싸고도 공방을 벌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색깔론, 노무현, 동성애…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듯한 날선 공방도 수차례 이어졌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박연차 자금 수수 의혹을 제기하자 '발끈'했다. 문 후보는 "그것이 뇌물이 되려면, 적어도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받았거나, 노 전 대통령의 뜻에 의해서 받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거기 수사기록을 보면 당시 중수부장 이야기는,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에게 직접 전화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에 목소리를 높이며 "이보세요, 제가 당시 입회했던 변호사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말씀을 버릇없이 하나, '이보세요' 라니"라고 맞섰다.

홍 후보는 문 후보 저서 '운명'에서 베트남 전쟁 관련해서 쓴 대목을 문제 삼았다. 홍 후보는 "우리 장병 여기서 5000명 죽었는데 (리영희) 그 책을 읽고 '나는 희열을 느꼈다'고 썼다"며 "이것은 공산주의가 승리한 전쟁인데 희열을 느꼈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리영희 선생의 배트남 전쟁 3부작인데 1부 2부 그 중간에 월남의 패망이 있고 그 이후 3부 논문이 쓰여진다"며 "아주 중요한 국제적인 그런 사건을 놓고 1, 2부와 3부가 수미일관 된다는 점 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군 동성애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동성애에 반대하는가"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며 문 후보를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중도보수 지지자가 일부 겹치는 유승민 후보를 향해 당내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유 후보는 안 후보 역시 당내에 사드 당론이나 햇볕정책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일자리, 문 "공공" 안·유 "민간" 홍 "노조청산" 심 "병행"= 한편 양극화와 일자리 해법, 집권시 인사 원칙, 존경하는 역사 인물은 모든 후보에게 공통 질문으로 제시됐다.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자리 해법'에 대해 대선후보 5인들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중소기업과 창업벤처 부분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민간에서의 일자리 해법을 제시했다. 홍준표 한국자유당 후보 귀족노조의 적폐를 청산해야 일자리가 생긴다고 재차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정부, 민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병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사원칙, 존경 인물? 단일화 입장은= 집권시 인사 최우선 원칙으로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도덕성',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능력', 심상정 후보는 '청렴'을 꼽았다.

문 후보는 "도덕성, 개혁성, 대탕평, 대통합의 관점으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추천제'를 언급하며 "그때 손석희 JTBC사장이 국민추천을 받는다면 사양 안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손 사장은 "사양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농담을 섞은 듯 "선거법 위반 체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중앙선거관리위에 문의한 결과 문 후보의 발언만으로 선거법 위반 소지는 없어보인다고 손 사장이 전했다.

가장 닮고 싶은 역사속 인물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공통으로 세종대왕을 꼽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다산 정약용 선생,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삼봉 정도전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간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논의는 문재인 후보가 자신의 질문으로 공론화했다.

유승민 후보는 "무슨 이유로 물으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문 후보는 왜 관심이신가. (제가) 잘못될까 물으시나"라고 대꾸하자 문 후보는 "드디어 적폐연대가 형성되나 하고"라고 답했다.

안철수 후보도 "그럴 리 없다"며 "집권 후 담대한 협치와 연정을 국민들께서 보실 수 있을 것이지만 선거 전에는 그런 연대가 없다고, 거짓말 안 하고 100번 넘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존립이 문제되니까 한 번 살아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바른정당과 연대 하려고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하려 했는데, 안 할려고 하지 않느냐"고 응수했다.

끝으로 심상정 후보는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두 번 말하고 "유 후보 말대로 수구보수 밀어내고 따뜻한 건전 보수를 세우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주실 것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다음 토론회는 금요일인 28일 열린다.

김성휘 ,구경민 ,정영일 ,최경민 ,김유진 ,김민우 ,이재원 ,백지수 ,이건희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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