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10년만에 재진입..내년까지 호황 이어질듯
과거 두차례 호황과는 달라, 증설보다 생산성 확보 주력
4차산업혁명으로 수요 급증
◆ 반도체 호황 ◆
메모리반도체의 양대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면서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은 올해 메모리반도체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786억달러와 비교할 때 30%가량 급성장하는 셈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탄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이번 슈퍼사이클은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85년 이후 반도체시장에서 슈퍼사이클은 두 차례 있었다. 1986년부터 시작한 슈퍼사이클은 PC 수요 증가에 힘입어 1995년까지 10년간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슈퍼사이클은 디지털카메라 확산으로 낸드를 사용한 SD카드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됐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반도체시장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2000년대 이후 주로 낸드 수요에 따라 시장이 변동됐다"며 "2016년 이후에도 SSD(Solid State Drive) 수요 증가에 따른 3D 낸드 수요 확대로 업황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신규 증설보다는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생산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세공정 전환이 과거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급 증대가 더딜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이세철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삼성전자가 D램은 46%, 낸드는 36%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경쟁사들의 추격을 시장은 물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앞지른 상황"이라며 "직전 슈퍼사이클 때만 해도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30%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이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치중하면서 공급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전 최고 사이클이었던 1994~1995년에는 각 반도체 업체들이 장밋빛 희망을 갖고 신규 공장에 마구 투자하는 바람에 공급 부족 현상이 금세 사라졌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업체들이 미래를 믿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로 신규 공장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다. 이에 예측보다 더 긴 기간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2019년 중국 공장이 완성된다고 했고, 삼성전자도 내년 말에야 신규 공장이 가동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적어도 2018년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IHS마킷은 내년까지는 D램과 낸드시장이 성장하면서 메모리반도체시장이 1070억달러 규모로 커지겠지만, 2019년에는 997억달러로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의 반전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조정국면이라는 분석이다. 2020년에 다시 1000억달러 이상으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송성훈 기자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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