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오 "MB 때보다 한국판 '마크롱'을 꿈꾸는 지금이 더 행복"

김성곤 2017. 4.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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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광화문 늘푸른한국당사 인터뷰
"민심 찍을 사람 없다.. 文·安 위기 헤쳐나갈 리더십 없다"
"지금 나라 틀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분권형 개헌 강조
"노인연금 50만원·독립자금 5000만원, 포퓰리즘 아니다"
"설 자리 없는 보수, 최대 20년 지리멸렬한 야당으로 갈 것"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중앙당사에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성곤·조진영 기자] “권력도, 당도, 국회의원 눈치도 안본다. 프랑스에서 선거혁명이 일어났다. 한국판 ‘마크롱’을 꿈꾸며 정치철학과 소신을 100% 이야기하는 지금이 MB정부 2인자 소리 들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 사실 박근혜 정부 때는 10%, 이명박 정부 때도 50% 정도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했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선후보는 시베리아 벌판에 섰다. 이명박 정부 개국공신에 정권 2인자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 군소후보에 불과하다. ‘분권형 개헌’을 화두로 전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후보를 만나 대선전망과 보수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인터뷰는 25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늘푸른한국당 중앙당사에서 50분간 이뤄졌다.

이 후보는 프랑스 대선결과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표정이 환했다. 전날 프랑스 대선 1차 선거에서 신생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1위를 차지했기 때문. 앙마르슈는 원외 신생 정당인 늘푸른한국당의 롤모델이다. 한국판 앙마르슈로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정치에 레드카드를 던지겠다는 게 이 후보의 구상이다.

이 후보는 대선민심과 관련, “여론은 진짜 찍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문재인은 아닌 것 같고 안철수는 초등학생 같아서 깜이 안된다고 돌아선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문재인, 안철수는 위기를 헤쳐나갈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현실적으로 당선이 어렵다는 질문에는 “대선에 출마한 사람은 다 당선되려고 나오는 것”이라면서도 “당선이 안 돼도 나라 틀을 어떻게 바꾸는 게 바른 것이라는 건 남겨둬야 한다. 대선이 끝나고 1년 안에 이재오 주장이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MB정부 이후 개헌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때도 진심이고 지금도 진심”이라면서 “정치가는 나라를 구할 방책을 오해를 받더라도 역사의 기록에 남겨야 한다. 우리나라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새로운 나라가 되려면 해방 이후 지금 이 틀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과거 정권 실세일 때 강력 주장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초기 2년 동안 권력에서 밀려서 못했다. 후반기에는 정권을 만든 책임감 때문에 뒷바라지 하느라 못했다. 그 당시 이재오 말대로 개헌하고 들쑤시면 반대파에서 공격이 들어와 이명박 정부의 무사귀환이 어렵다는 반발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로드맵과 관련, “솔직하게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집권하면 개헌 안한다”면서 “헌법만 바꾸고 4년 임기 끝나고 개헌을 적용하겠다는 것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한국 정치에서 말장난”이라고 꼬집었다.

화제를 모은 ‘복면 퍼포먼스’ 선거운동과 관련, “존재감이 아니라 진심을 몰라줘서 어렵게 용기를 냈다”며 “다른 대선후보 꼬락서니를 보니까 ‘박근혜 탄핵’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국민이 누가 진짜인지 알도록 다 가리고 인터뷰를 해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70세 이상 월 50만원 노인연금·고교졸업생 5000만원 독립자금 지급 공약이 지나치게 표를 의식했다는 지적에는 “단순한 포퓰리즘이 아니다. 정부 예산을 어떻게 쓰느냐가 정치”라면서 “한정된 예산을 약자를 위해서 어떻게 쓰느냐. 정치구조와 틀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정부 예산 중 필요없는 예산 잘라서 필요 있는데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이후 보수진영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보수는 죽었다. 부패하고 무능하고 탐욕스럽고 타락했다”며 “박근혜 이후 이런 보수는 살아날 리도 없고 상당 기간 보수가 설 자리는 없다. 10년 혹은 20년 동안 지리멸렬한 야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반성, 변화, 개혁 없이 대통령 되기 위해 야합하자는 건 한심한 쓰레기로 보이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아무나 대통령을 하려면 생각나는 대로 찍어도 된다. 명패만 대통령 박근혜에서 문재인, 안철수로 바꾸는 것”이라면서 “탄핵을 보면서 나라를 바꿔야겠다는 혁명적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이재오를 뽑아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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