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연재소설 110년, 작가는 피말리고 독자는 즐거웠다

권영미 기자 2017. 4. 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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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읽은 신문소설이 오늘은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배달 소년이 오기를 기다리고, 받자마자 신문을 휙휙 넘기며 면 가운데 옆으로 길게 실린 소설을 찾아보던 시절이 있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25일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하는 공간으로,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였던 신문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볼 수 있는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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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쓴 신문소설 딸이 쓰고 친구가 잇기도
국립중앙도서관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
국립중앙도서관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 News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어제 읽은 신문소설이 오늘은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배달 소년이 오기를 기다리고, 받자마자 신문을 휙휙 넘기며 면 가운데 옆으로 길게 실린 소설을 찾아보던 시절이 있었다. 퇴근하신 아버지가 뭐라 하실까 싶어 구겨진 것을 펴며 한글자 한글자 숨죽이며 읽었던 신문소설은 100년 넘게 국민을 울고 웃게한 '국민 오락'이었다.

최초의 신문연재소설은 1896년 일본인이 발행했던 신문인 한성신보에 실린 한글소설 '신진사문답기'였다. 그후 '혈의 누' '무정' 같은 한국문학사의 큰 획을 그은 소설들이 신문을 통해 선보였다. 신문사에서는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야기에 삽화를 게재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작자미상의 이야기나 외국번안 소설 등을 실었다가 독자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1920년대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이 창간됨에 따라 신문소설은 더욱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매일 무조건 한 편씩을 써내야 했던 신문소설인만큼 그에 얽힌 뒷이야기도 많았다.

일제강점기 사회주의계열 문학단체인 카프(KAPF) 회원이었던 소설가 이기영은 검거를 예감하고 동료 작가인 팔봉 김기진을 찾아가 자신이 신문에 연재하던 소설 '고향'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구속된 이기영 대신 김기진은 소설을 이어가 30여회의 연재를 무사히 마쳤다. 1957년 작가 김내성은 '실락원의 별'을 연재하다가 급작스레 별세했다. 연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딸 문혜양이 나섰다.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은 딸은 연재를 이어가 작품을 완결했다.

1980년대 중앙일보에 연재하던 '욕망의 거리'는 잘나가던 작가 한수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당시 전두환 전대통령을 가볍게 야유하듯 쓴 부분 때문에 군부정권에 의해 끌려가 고문을 받은 후 그는 10여년간 한국을 떠났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25일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하는 공간으로,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였던 신문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볼 수 있는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을 열었다.

6월18일까지 서울시 서초구 소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입체적으로 신문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준다. 1부‘신문소설이 걸어온 길’, 2부 ‘신문소설과 함께한 삽화’, 3부 ‘신문소설 깊이 알기’, 4부 ‘영상으로 보는 신문소설’, 5부 ‘직접 보는 신문소설’로 구성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 전시를 통해 근대 이후 우리 독서 문화발전을 견인했던 신문소설을 통해 읽을거리로서의 신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 News1
국립중앙도서관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 News1
25일 오전 국립중앙도서관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展' 개막식에 소설가 김주영(왼쪽에서 세번째), 방현석(왼쪽에서 다섯번째) 등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News1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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