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구사율↑' 땅볼 머신으로 거듭난 류현진

[OSEN=최익래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이 복귀 이후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등판을 계속할수록 좋아지는 투구 내용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체인지업 구사율을 두 배 이상 늘리며 땅볼 머신으로 거듭났다는 점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 타선이 2안타로 묶이며 패전 위기에 놓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세 차례 선발등판해 15⅓이닝을 소화, 3패를 떠안으며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했다. 복귀 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는 점은 의미있었지만 등판 내용은 매끄럽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달랐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구사율을 한껏 끌어올리며 땅볼을 유도했다. 류현진이 이날 경기 잡아낸 18개의 아웃카운트는 철저히 땅볼 위주였다. 탈삼진은 3개에 그쳤지만 땅볼이 7개, 뜬공이 1개였다.

이러한 투구내용은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가 한몫했다. 류현진은 앞선 세 번의 등판에서 팔색조 투구를 선보였다. 속구(포심 패스트볼)를 가장 많이 던졌지만 구사율은 30.1%에 불과했다. 투심이 23.3%, 체인지업은 20.6%로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이번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체인지업의 빈도를 늘렸다. 류현진은 96구를 던졌는데 이 중 체인지업이 40개였다. 구사율은 41.7%. 앞선 등판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실제 류현진이 잡아낸 7개의 땅볼 아웃 중 5개가 체인지업을 던져 유도한 것이다. 또한 내야 팝플라이 중 2개 역시 빗겨 맞은 체인지업이 만든 결과였다.

이날 경기 땅볼은 일곱 개, 뜬공은 한 개에 불과했다. 그 뜬공 한 개가 2회 희생플라이였다는 점은 아쉽지만 충분히 효과적인 투구였다. 앞선 세 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의 땅볼/뜬공 비율은 1.60이었다. 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땅볼을 많이 유도한 것.

장기인 체인지업은 부상 전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이다. 그 체인지업이 땅볼을 연달아 솎아냈다. 하이 패스트볼로 연달아 홈런을 맞았던 류현진이 약점을 고치고 한 발 더 진화했다. /ing@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