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진보의 무능, 보수의 부패 철저히 심판한 프랑스 大選

기자 입력 2017. 4.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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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파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 1·2위로 다음 달 7일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성립 이후 59년 간 정치의 두 축을 담당해 온 공화당과 사회당의 후보 모두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大選)은 진보(사회당)의 무능과 보수(공화당)의 부패에 대한 전면적 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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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파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 1·2위로 다음 달 7일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성립 이후 59년 간 정치의 두 축을 담당해 온 공화당과 사회당의 후보 모두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결과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세계 전체에 충격을 주었는데, 앙시앵레짐(구체제)을 붕괴시킨 ‘신(新)프랑스 혁명’으로 불릴 정도다. ‘꺼져 버려라’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데가지즘(degagime)’이란 신조어가 유행했는데, 기성 정치의 청산을 의미한다.

이번 프랑스 대선(大選)은 진보(사회당)의 무능과 보수(공화당)의 부패에 대한 전면적 심판이었다. 5년 전 공화당 정부의 부패에 염증을 느낀 프랑스 국민은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를 선택했다. 그러나 올랑드 사회당 정부는 두 자릿 수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하고, 빈발하는 테러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무능을 보여줬다. 이에 올랑드 지지율은 4%까지 하락했다. 그렇다고 공화당에 마음을 줄 수도 없었다. 프랑수아 피용 대선 후보 가족의 보좌관 허위 취업 문제 등 공화당 부패 스캔들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기성 양대 정당은 몰락하고 아웃사이더가 승리했다.

선거전에서 극우파 르펜과 극좌파 장뤼크 멜랑숑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합리적 유권자들이 원내 의석 1석도 없지만 중도인 마크롱에게 표를 몰아줬다. 유럽연합(EU) 탈퇴와 반(反)시장적 주장을 일삼는 양극단 후보와 달리, EU 잔류와 친시장 정책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변화 속에 안정을 원하는 다수의 유권자들이 호응한 것이다. 세대교체 현상도 일어났다. 60대인 피용과 멜랑숑은 패배하고, 50세 미만인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에 올랐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프랑스 정치는 안갯속이다. 그러나 기성 정치를 퇴출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던 것이다.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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