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상이 빚" 학자금 빚쟁이들 자포자기

김현아 기자 2017. 4. 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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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이라는 부담을 짊어지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빚쟁이 세대'로 전락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충북대 소비자학과 이희숙 교수·곽민주 박사가 사회초년생 615명을 상대로 실시한 '학자금대출 경험 유무에 따른 사회초년생의 신용·부채관리 역량' 연구에 따르면, 대학 재학 중 학자금대출 경험이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의식이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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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못했는데 이자 쌓여가

“어차피 진 빚 더 지면 어떠냐”

“파산하면 결국 해방되는 것”

신용 관리와 부채 상환 의지

대출 非경험자보다 떨어져

학자금 대출이라는 부담을 짊어지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빚쟁이 세대’로 전락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업난 속에 고연봉 직장을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단기간에 대출금을 갚기도 힘들어지면서 이들은 ‘어차피 빚쟁이 인생’이란 자포자기 심리에 빠지고, 그 결과 신용·부채관리 능력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3년 차 직장인 배모(여·25) 씨는 대학 4년 동안 빌린 학자금을 갚지 못하고 부모님께 손을 벌렸다. 배 씨는 25일 “졸업 후 바로 취업해서 학자금대출도 금방 갚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돈을 벌게 되니 그만큼 사고 싶은 것도 많아져서 아직 다 갚지 못했다”며 “신용대출을 받아 학자금대출을 상환하려고 생각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배 씨의 부모는 “빚을 갚으려고 또 다른 대출을 받는 건 절대 안 된다”고 말렸고, 결국 딸의 대출금 상당 부분을 대신 갚아주고 있다.

1900여만 원의 학자금대출이 있는 대학생 김모(여·25) 씨는 7학기 동안 학자금대출을 받았지만, 이자가 붙는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김 씨는 “학자금대출은 빚이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 이자가 있는 줄 몰랐다”며 “어찌 됐든 취업하면 언젠간 갚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빚쟁이 세대는 학자금대출을 갚아야 할 빚이라고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고, 심지어 ‘어차피 진 빚, 좀 더 지면 어떠냐’는 태도를 보여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충북대 소비자학과 이희숙 교수·곽민주 박사가 사회초년생 615명을 상대로 실시한 ‘학자금대출 경험 유무에 따른 사회초년생의 신용·부채관리 역량’ 연구에 따르면, 대학 재학 중 학자금대출 경험이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의식이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때 갚지 못한 빚이 있으면 빚부터 갚아야 속이 편하다’는 문항에 대해 학자금대출 경험자집단의 5점 척도 평균 점수(3.65점)는 비경험자집단(4.22점)보다 낮았다.

반면 ‘과도한 빚 때문에 파산해도 결국 빚에서 해방되는 것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경험자집단 평균(2.41점)이 비경험자집단(2.29점)보다 높았다. 이 교수는 “학자금대출을 받는 학생들은 이를 부채가 아니라 일종의 선물처럼 생각한다”며 “한 번 대출을 받아 본 학생들은 나중에 추가 신용대출을 받는 데 대해서도 비교적 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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