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두 후보들의 '맞짱 토론'이 보고 싶다

2017. 4.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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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이 거듭되면서 "이런 토론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토론자가 5명이나 되다 보니 진행이 산만한 데다 지지율이 2~3%인 군소후보들이 토론을 주도하는 바람에 정작 주요 후보들에 대한 압박 질문과 집중 검증은 원천 봉쇄된 느낌이다.

토론 주제가 외교·안보·정치개혁이었는데도 후보들이 선명성을 내세워 주제와 동떨어진 문제들을 마구 내던지는 행태도 정책토론 실종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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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이 거듭되면서 “이런 토론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TV토론이 지금껏 3차례 진행됐지만 정책·자질 검증은 오간 데 없고 말싸움과 네거티브 공방이 판치면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준다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진 탓이다. 항간에는 “토론을 볼수록 투표할 마음이 사라진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시청률은 지난 13일(SBS) 10.5%, 19일(KBS) 26.4%에 이어 23일(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1차) 38.5%로 가파른 상승세인데도 TV토론 무용론이 나오는 것은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다. 토론자가 5명이나 되다 보니 진행이 산만한 데다 지지율이 2~3%인 군소후보들이 토론을 주도하는 바람에 정작 주요 후보들에 대한 압박 질문과 집중 검증은 원천 봉쇄된 느낌이다.

그제 토론의 쟁점 가운데 하나인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대표 사례다. 당시 청와대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평양의 의중을 미리 물어보자고 했는지가 관건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 후보의 말바꾸기를 추궁하고 들었다. 하지만 토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문 후보가 ‘색깔론’으로 몰아가며 논쟁을 회피한 데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끼어들어 논점을 흐린 탓이다.

토론 주제가 외교·안보·정치개혁이었는데도 후보들이 선명성을 내세워 주제와 동떨어진 문제들을 마구 내던지는 행태도 정책토론 실종에 한몫했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반장선거만도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겠는가. 후보들의 TV토론은 오늘 저녁과 선거방송토론위 2차례를 포함해 3번 더 남았지만 여론조사(5%), 의석(5석), 직전 선거득표율(3%) 중 하나만 충족하면 토론 참가자격이 부여되는 현행 기준으로는 아무리 해봤자 중구난방에 그치기 십상이다.

유권자가 원하는 건 양자 또는 3자의 ‘끝장 토론’으로 진짜 대통령감을 가리자는 것이다. 현재 기준은 나중에 바꾸더라도 당장이라도 언론 유관기관들이 별도 TV토론을 긴급 편성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원형 경기장에서 마지막까지 맨몸으로 진검승부를 벌이는 격투사의 끈기와 승부욕을 선두 후보들에게서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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