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상초계기 78시간 東海 추격전, 러시아 잠수함 잡았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7. 4. 25. 03:08 수정 2017. 4. 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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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미 독수리훈련 무슨일이]
美해군, 잠수함 의심 물체 통보에 P-3CK機 교대로 10여차례 출동
음향탐지기 투하, 끈질기게 쫓아.. 러시아 잠수함 물위로 부상 '항복'
러 "정보수집위해 출동했다" 시인

지난달 말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의 P-3 해상초계기가 한·미 독수리 연습 해상 훈련을 감시하던 러시아 해군의 잠수함을 78시간 동안 추격해 러 잠수함이 결국 물 위로 부상(浮上)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이 부상한 것은 사실상의 '항복'을 의미한다. 우리 군이 잠재적 적국의 잠수함을 추격해 부상까지 시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우리 해군은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에 이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러 태평양함대는 이례적으로 해당 잠수함이 한·미 훈련 정보 수집을 위해 출동한 사실을 시인하는 답신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주력 재래식 디젤 잠수함인 킬로(KILO)급 잠수함(오른쪽 사진). 지난달 말 우리 해군의 P-3 초계기는 한·미 독수리 연습 해상 훈련을 감시하던 러시아 해군의 킬로급 잠수함을 78시간 동안 추격해 물 위로 부상(浮上)시켰다. 잠수함이 부상한 것은 사실상의‘항복’을 의미한다. /뉴시스·조선일보 DB

정부 소식통은 24일 "지난달 22일 울릉도 남쪽 동해 공해상에서 한·미 연합 훈련 중이던 미 해군 함정이 국적 불명 잠수함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탐지해 우리 해군에 통보했다"며 "우리 해군의 P-3CK 최신형 해상초계기가 즉각 출동해 문제의 잠수함과 집요한 추격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해상초계기들은 10여 차례에 걸쳐 교대로 출동했다. 결국 잠수함은 만 사흘을 넘긴 78시간 만에 물 위로 떠올라 '항복'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문제의 잠수함은 러시아의 주력 재래식 디젤 잠수함인 킬로(KILO)급(級)으로 확인됐다. 킬로급은 수중(水中)배수량 3125t, 길이 72.6m, 폭 9.9m, 승무원 52명이며, 어뢰 발사관 6문, SS-N-27 잠대함(潛對艦)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1997년 11월 서해 소흑산도 근해에서 발생한 중국의 '밍(明)급' 재래식 잠수함 추격 사건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 해군은 잠수함 잠망경으로 보이는 수상 물체를 발견했다는 어민 신고를 받은 뒤 P-3C를 출동시켜 추격전을 펼쳤다.

우리 해군은 이번 사건 직후 킬로급 잠수함이 소속돼 있는 러 태평양함대사령부에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러 태평양함대 측은 '(잠수함이) 제3국과의 훈련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활동했던 것이며 한국 해군을 감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답신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미 해군은 항모 칼빈슨 전단 등이 참가한 독수리 연습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었다.

가상 적국 잠수함 탐지 및 부상 성공은 매우 드문 사례이고 표창까지 받을 수 있는 사안이지만 해군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러시아 미사일 순양함 '바랴그' 등 함정 2척이 부산 해군 작전사령부를 방문한 데 이어 12일엔 세르게이 아바칸츠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관(해군 중장)이 2박 3일 일정으로 해군 작전사령부를 방문하는 한·러 군사 교류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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