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그만..감정노동자들 무료 상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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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한 민원부서에서 일한 지 5년이 넘은 A씨는 항상 감정을 억누르고 민원인을 대한다.
A씨는 "민원을 접수하다 보면 종종 그때가 떠올라 열불이 나지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웃으면서 대한다"며 "때때로 청심환을 먹기도 하는데 민원인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온종일 긴장 상태"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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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한 민원부서에서 일한 지 5년이 넘은 A씨는 항상 감정을 억누르고 민원인을 대한다. 민원 담당 부서로 배치받은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민원인이 자신을 ‘불친절 직원’으로 국민권익위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A씨는 민원인을 담당 부서로 곧장 안내했지만 뜻대로 일이 처리되지 않자 민원인은 A씨가 자신을 잘못 안내했다고 비난하며 민원을 넣었다. 그 때문에 A씨는 6개월 넘게 감사과와 권익위 등을 오가야만 했다. A씨는 “민원을 접수하다 보면 종종 그때가 떠올라 열불이 나지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웃으면서 대한다”며 “때때로 청심환을 먹기도 하는데 민원인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온종일 긴장 상태”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시가 다음달 10일부터 감정노동종사자를 대상으로 무료심리상담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종로구 재동에 위치한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상담을 진행한다. 감정노동으로 힘들어하는 노동자는 누구나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상담 예약은 26일부터 전화(02-722-2525)로 가능하다. 감정노동자는 2시간가량 심리검사사와 전문가 상담을 받는다. 시는 상담·치유뿐 아니라 법률적 지원이 필요하면 노동권리보호관에게 연결해 권리 구제에도 나선다.
시는 지난해 1월 지자체 최초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감정노동종사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조례 제정에 앞서 2015년 서울시 공공 부분 감정노동자 1105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에 나서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을 파악했다.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10명 중 7명꼴로 민원인으로부터 비난·욕설·고함과 같은 언어폭력을 경험했다. 여성 노동자의 23.8%는 성희롱·성추행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이들이 감정노동으로부터 얻는 스트레스는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 설문에 응답한 이들은 민원인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표현하거나 해소하지 못한 채 부정적인 감정을 의식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며(95.7%), 자신의 실제 기분을 숨기고(90.5%), 조직의 뜻대로 감정을 표현(81%)하고 있었다.
유연식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특수·간접고용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90회의 감정노동피해 예방교육을 하겠다”며 “공공기관과 민간의 근로자·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감정노동자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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