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7 시민의 선택]김무성계 '유승민 끌어내리기' 조직적 심야작전

이용욱·박순봉 기자 2017. 4. 2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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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의원총회서 “문재인 저지 단일화 필요” “회군 불가능” 맞서
ㆍ유 “남은 기간 최선” 완주 의지…김무성 ‘단일화 압박’ 주목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4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눈을 감고 손으로 얼굴을 매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내부에서 들끓던 유승민 대선후보(59)의 사퇴 논란이 24일 중대 국면을 맞았다. 바른정당이 이날 오후 유 후보 사퇴 여부 등 향후 당 진로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사자인 유 후보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대선까지) 남은 15일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완주 의지를 재천명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3%대의 유 후보가 완주를 고집한다면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의원 33명 중 31명이 참석한 의총에선 자정 무렵까지 격론이 오갔다. 일부 수도권 의원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중도보수 연합, 일부 영남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의 보수 연합을 요구했다.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은 “중요한 시점에 칼끝을 거두는 것도 필요하다. 보수 지지층이 문재인 후보가 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반문(재인)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보다 못한 지지를 받는데 대선이 끝나고 우리가 살아남겠느냐. 정의당 6명보다 못한 바른정당 33명이 살아남는다는 건 안이한 생각”이라고 했다. 그간 공개 언급을 삼갔던 김무성 의원(부산 영도)도 “문 후보의 거짓말 논란 등으로 보수연대의 명분이 생겼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은 “단일화는 해서 이길 가능성이 보일 때 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해 합해도 못 이긴다”고 했다.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도 “박근혜와 최순실 등이 초강력 제초제를 뿌려놔서 그 어느 것도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한국당으로) 다시 돌아갈 다리는 이미 끊어졌다”며 유 후보를 감쌌다. 이에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이 “누가 유 후보에게 책임을 물었습니까”라고 고함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은 “후보가 결심하는 한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의총에선 자정 무렵까지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김무성 의원이 단일화를 공개 언급한 것이 주목된다. 이군현·김성태·이진복·홍문표 의원 등 김무성계 의원들도 사퇴를 일제히 주장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제 지지도가 의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서 걱정이 굉장히 많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도 “언젠가 국민이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완주를 주장했다.

앞으로도 난관은 적지 않다. 일부 의원들은 이날 유 후보가 버틴다면 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의원 3명의 이름이 나돈다. 한국당 정우택 중앙선대위원장도 “이미 마음은 한국당에 와 있는 분들이 꽤 있다. 제가 확인한 것은 7~8명 된다”고 밝혀왔다. 또 유 후보 지지율이 계속 부진하다면 투표용지 인쇄일인 30일 직전 거취 논란은 불거질 수 있다.

당이 입은 내상도 적지 않다. 당 일각에서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 없는 한국당과 연대를 끊임없이 모색함으로써, ‘보수개혁’ 창당 정신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있다. 유승민 흔들기를 주도한 세력이 김무성계 라는 점에서 김무성계와 유승민계의 갈등도 부각된 상황이다. 유 후보가 끝내 사퇴할 경우 선관위로부터 지난 18일 선거자금 63억3900만원만 챙기고 후보를 내지 않았다는 ‘먹튀’ 논란에 당이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이용욱·박순봉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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