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해상 전력비교.. 다윗과 골리앗?

구성찬 기자 2017. 4. 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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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중국산(Made-in-China)’ 항공모함 001A함(왼쪽)과 중국 해군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호. [시나웨이보 신랑군사]


최근 미국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 배치 혼선 소동과 순수 중국산 항공모함 진수를 둘러싸고 G2(미국·중국)의 해상 군사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양에서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대양 해군’ 전력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비해 아직까진 걸음마 단계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다윗’이 ‘골리앗’의 몸집을 갖는 건 시간문제란 전망도 만만찮다.

  첨예화된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최근 다각적 공조를 확인했지만, G2 간에는 여전히 미묘한 군사적 긴장이 흐르고 그 불꽃 튀는 전류는 바다에서 우선 감지된다. 칼빈슨호가 상징하는 트럼프의 ‘아르마다(스페인 무적함대)’가 동북아에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것에 맞춰 시진핑의 ‘정화 함대(세계 최대 명나라 원정 함대)’도 차근차근 진용을 갖추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홍콩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최초의 ‘중국산(Made-in-China)’ 항공모함 001A함에 대한 진수식 연기 소식을 전하며 미국과 중국의 해상 전력을 수평적으로 비교·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신문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001A를 진수한다 하더라고 중국의 항공모함은 기존의 랴오닝함까지 모두 두 척에 불과해 현재 총 20대 중 11대의 항공모함을 운용 중인 미국에 비해 현격한 수적 열세를 보인다. 단순히 비교해도 중국 해군이 보유한 군함의 총 톤수는 40만t으로 미국 해군의 950만t과 비교하면 4% 규모에 불과하다.

  정량적 분석에서 정성적 분석으로 넘어가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우선 항모전단의 전투력을 결정짓는 항공모함 탑재 전투기(함재기)의 ‘기량’ 면에선 중국이 일방적인 열세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 수호이(SU)-33 전투기의 복제품인 젠(殲·J)-15 전투기를 이용한 해상 이·착함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단계다. 반면 미 해군 니미츠급 항모엔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다양한 항공기들이 탑재돼 전 세계에서 실제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에서 함재기 해상 이·착함 훈련 중인 미 해군(왼쪽)과 니미츠급 항모 주력 함재기인 FA-18 슈퍼호넷 전투기. [AP뉴시스]


  항모전단과 이동하며 상륙작전을 수행할 해병대 비교에서도 중국이 힘에 부친다. 미국은 23만명 규모의 숙련된 해병대를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중국 해병대는 2만명 규모다. 중국은 해병대 수를 조만간 1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중국군이 해병대를 5배 늘려도 미국 해병대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미국은 오는 2020년까지 해군력의 60%를 아시아에 집중키로 했다. 아시아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패권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이런 계획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증액된 국방비로 미 해군의 군함을 현재 272대에서 350대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이 두 번째 항모 보유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이 ‘작은 진보’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의 조선 ‘물량공세’ 역량을 고려하면 G2 해상전력의 수적 평준화는 시간문제란 전망에도 설득력이 있다. 서구 군사 평론가들조차 중국의 대양 해군 정비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경험의 축적이 그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군은 해상 전력의 공백을 메울 전략적 조치들도 신속하게 단행한 상태다. 신형 공중 조기경보기 쿵징(空警)-500을 국경 지대에 파견해 공중경계를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랴오닝성 선양에 주둔하는 로켓군 제51기지에서 둥펑(東風)-31A 미사일과 사정거리 2800㎞의 둥펑03 탄도미사일, 둥펑-21 미사일에 대한 상시 운용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 미사일의 존재는 골리앗을 겨냥한 ‘다윗의 돌팔매’인 셈이다.

중국 탄도미사일 사정거리표(왼쪽)와 ‘항공모함 킬러’란 별칭의 둥펑-21. [이코노미스트]


  한편 SCMP에 따르면 당초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창군기념일(해군절)인 23일 거행키로 했던 중국 최초의 자체 제작 항공모함의 진수식이 연기된 이유가 ‘조류(tidal conditions)’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수식을 앞둔 001A는 중국이 스스로 건조한 첫 번째 항공모함으로 랴오닝함처럼 진수식 날 명명식이 따로 있을 예정이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새 항공모함의 이름은 ‘산둥(山東)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항이자 중국 북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칭다오(靑島)가 위치한 산둥성의 이름을 붙였다. 인민일보는 001A함 진수에 대해 “자체 제작 항모가 완성되면 중국 해군의 원양 작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001A함의 제원은 길이 315m에 선폭(너비) 75m, 무게 7만t으로 항속은 31노트다. 비교가 될 만한 미 해군의 칼빈슨호는 길이 333m에 너비 77m, 무게 10만t으로 항속은 31.5노트다.

  현재 중국 해군은 최초의 항공모함으로 ‘랴오닝함’을 운용하고 있는데, 중국은 구소련의 ‘바랴크’ 항공모함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매입해 2002년부터 다롄 조선소에서 개조 작업을 마친 뒤 2012년 9월 25일 정식 취역시켰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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