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설] 검찰·국정원 대수술할 의지와 로드맵 있나

입력 2017. 4. 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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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3차 텔레비전 토론의 주요 의제는 권력기관 개혁 문제였으나, 5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은 검찰과 국정원 개혁 방안은 대부분 원론적 방향과 윤곽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쳐 실망스럽다.

물론, 텔레비전 토론만으로 각 후보의 권력기관 개혁 공약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앞서 열린 두 차례의 토론회에서도 권력기관 개혁 문제를 꺼낸 후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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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일 열린 3차 텔레비전 토론의 주요 의제는 권력기관 개혁 문제였으나, 5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은 검찰과 국정원 개혁 방안은 대부분 원론적 방향과 윤곽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쳐 실망스럽다. 물론, 텔레비전 토론만으로 각 후보의 권력기관 개혁 공약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국정원과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은 자세한 공약을 제시하더라도 실제 집권하면 저항에 밀려 개혁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만큼 더욱 강력한 의지 표명과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의 제시가 필요하다. 후보들은 권력기관을 대수술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매우 크다는 점을 마음 깊이 되새겨야 한다.

우선, 2시간 남짓 텔레비전 토론의 대부분을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방에 허비하느라 정작 권력기관 개혁을 다룬 시간은 채 10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앞서 열린 두 차례의 토론회에서도 권력기관 개혁 문제를 꺼낸 후보는 없었다. 최근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법원행정처 등 사법 개혁에 대한 논의도 한마디 없었다. 후보들이 그동안 거론됐던 개혁 방안을 백화점식으로 열거하는 데 그친 점도 준비가 부족하다는 걸 드러내는 대목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모두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공수처는 새로운 검찰청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하자 누구 하나 제대로 반론을 펴지 못했다. 유승민 후보가 속한 바른정당이 지난 2월 국회에서 공수처 법안을 공식 반대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후보도 없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공무원의 범위와 적용 범죄, 수사처장의 자격 요건 등 구체적 쟁점에 대한 얘기는 일절 나오지도 않았다. 10년 넘게 공수처 설치가 표류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세부 쟁점을 둘러싼 논란 탓이란 점을 고려하면, 과연 대통령 후보들에게 강력한 검찰 개혁 의지가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댓글 공작 등 범죄행위가 밝혀진 국정원의 개혁 문제가 지나치게 소홀하게 다뤄진 점도 문제다.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문재인·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가 국정원 개혁을 약속했지만 역시 구체성이 결여된 피상적인 수준을 넘지 못했다. 중앙선관위에 제출하는 10대 공약에 ‘국정원 개혁’을 포함한 이는 5명 중 문재인 후보가 유일했다.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국민 요구는 크지만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세밀하고 치밀하게 준비해도 기존 권력기관들의 강력한 반발과 방해공작에 부닥칠 게 틀림없다. 촛불 민심에서 비롯한 이번 대선이야말로 권력기관 개혁의 동력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라는 걸 모든 후보들은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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