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文 '안전운행' 전략.. 비상걸린 安 '호남행'

이동수 2017. 4. 24. 18: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여유로운 文 ‘안전운행’ 전략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4일 전날과 같이 ‘공약 발표 1, 위원회 출범 1, 외부일정 1’로 구성된 ‘여유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5·9 대선을 2주 남긴 것치고는 느슨한 일정이다. 전날 TV토론에서 ‘송민순 회고록’ 공세를 잘 막아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젠 대선까지 ‘안전운행’해 대세론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주택정책을 발표하고 ‘광화문 대통령’ 공약 실천을 위한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주택정책에는 주거난 해소를 위한 매년 공적임대주택 17만가구 공급, 청년층 맞춤형 주택 30만실 공급 등의 내용을 담았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고, 용산 미군기지 반환 시 생태자연공원을 조성하는 등 광화문 중심 국정운영계획을 구체화할 위원회는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기획위’와 ‘광화문 대통령 공약기획위’로 구성됐다.

“엄지 척”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운데)가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광화문대통령공약 기획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기호 1번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있다.왼쪽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오른쪽은 박금옥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제원 기자
두손 번쩍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의거리 집중유세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양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천안=이제원 기자
노무현정부 시절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박금옥 전 청와대비서실 총무비서관이 각각 위원장을 맡았다.

문 후보는 이어 충남 천안을 찾아 집중유세를 펼쳤다. 그는 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를 언급하며 “(안 지사가) ‘이번에는 형님 먼저!’ 이렇게 저에게 양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 현장에는 안 지사의 아내 민주원 여사와 아들 정균씨가 함께했다. 이후 문 후보는 KBS 1TV를 통해 첫 TV 방송연설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광화문대통령공약'' 기획위원회 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문 후보는 대통령 당선이 되면 청와대를 개방하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동하기로 공약했다. 이날 출범한 위원회는 청와대 활용방안과 대통령 집무실 선정과 관련한 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이제원기자
문 후보는 전날에도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 통합정부추진위 출범 발표 후 TV토론에 참석하는 비교적 느슨한 일정을 소화했다. ‘북한 주적’, ‘송민순 회고록’ 파동 등 북풍 공세가 문 후보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며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는 당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은 토론회 직후 트위터에 “‘괜히 마음 졸였네’하는 분들이 많다. 벌써 게임이 끝났다는 축하전화가 (온다)”라고 적었다. 문 후보가 이날 대의원들에게 “요즘 제가 행복합니다. 승리를 확신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선대위 내부에서는 ‘방심은 금물’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 막판에 발생할 돌발변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송 본부장은 같은 트위터 게시글에 “절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은혜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문자폭탄’ 논란을 의식해 “국민을 실망시키는 글이나 말, SNS의 의견제시를 자제하자”고 촉구했다.

“파이팅”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앞줄 가운데)가 24일 오전 서울 명동 한국 YWCA연합회 강당에서 열린 범여성계 연대기구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성평등 실현 대통령 서약서에 서명한 후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주먹 불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 후문에서 열린 ‘국민이 이깁니다’ 국민승리 유세에서 두 주먹을 쥐고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광주=이재문 기자
◆ 비상걸린 安 또다시 호남행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4일 다시 호남을 찾았다. 지난주 공식 선거운동 첫 유세를 전북 전주와 광주에서 시작한 지 정확히 일주일 만이다.

안 후보와 선대위의 잦은 호남행은 지지율 답보 상태의 위기감을 보여준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여론조사와 바닥민심은 체감 기류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하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광주의 한 현역 의원은 “지난주 초만 해도 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체감 지지율이 7대 3 정도였는데, 지난 주말 5대 5까지 좁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 등 안 후보를 제외한 선대위 지도부는 거의 호남에 상주하는 상황이다. 안 후보의 이날 호남 유세 일정도 빼곡했다. 서울에서 정오쯤 출발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전남 목포·나주·함평, 광주 네 곳을 돌기로 했지만 결국 함평 유세는 취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목포=이재문 기자
안 후보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 유세에서 “어제 제 눈시울을 뜨겁게 한 일이 있었다. 박 위원장이 제가 대통령이 되면 공직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하셨다”며 “제 당선이 제2의 DJ의 길이라고 하셨다. 반드시 승리해서 그 결단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광화문 유세와 달리 굵은 중저음을 사용한 ‘소몰이 연설법’이 또 등장했다. 광주 전남대 유세에선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호남당이라고 조롱할 때도 저는 자랑스럽게 국민의당 깃발을 들고 전국 방방곡곡에 가서 당당하게 찍어 달라 했다”며 “호남을 무시하는 민주당에게 또다시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 답보상태가 계속되며 당내 중도·보수 인사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바른정당 의원총회가 열린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바른정당과 합당이나 공식적 연대가 아니더라도 중도개혁세력이 (안정적으로 함께) 다음 정부를 이끌어간다는 믿음을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 사퇴 전 안 후보와의 연대를 추진했던 김한길 전 의원도 이날 총선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활동 재개를 알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천한 분들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호남행에 앞서 한국YWCA연합회에서 열린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지난달 발표한 성평등인권부 신설, 성인지 예산 확충 등 본인의 성평등 공약을 다시 강조했다. 직접 참석해 ‘성평등 정책 서약서’에 서명하는 것도 안 후보가 고집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최근 성 인식 문제로 물의를 빚은 한국당 홍준표 후보나 문 후보와 차별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동수·홍주형, 광주·목포=이우중 기자 samenumbe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