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없는 장미 대선

김지은 2017. 4. 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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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앞으로 다가온 5ㆍ9대선에서 지역 대결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지금까지 3차례 이어진 TV토론에서 정책쟁점마저 실종되면서 '5ㆍ9 장미대선'은 가시 없는 선거가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영ㆍ호남 지역 가운데 안 후보는 대구ㆍ경북 정도에서 문 후보를 32.2%대 18.7%로 앞서고 있다.

두 차례 TV토론회 이후 실시된 칸타퍼블릭 여론조사에서는 호남 지역의 문 후보 지지율이 52.8%로 2주 전 조사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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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4

범보수의 색깔론 공세 안 먹히고

비방 난무 TV토론, 지지층만 결집

정책 쟁점은 네거티브에 묻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앞서 유승민 바른정당(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주일 앞으로 다가온 5ㆍ9대선에서 지역 대결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운동장이 야권으로 급격히 기울면서다. 최근에는 범보수 진영의 색깔론 공세까지 먹혀 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이어진 TV토론에서 정책쟁점마저 실종되면서 ‘5ㆍ9 장미대선’은 가시 없는 선거가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 구도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으로 굳어진 뒤로 영ㆍ호남의 지역 대결은 자취를 감췄다. 24일 발표된 칸타퍼블릭(조선일보 의뢰, 21~22일 실시) 여론조사의 경우, 문 후보는 호남과 부산ㆍ경남(PK)에서 각각 52.8%와 40.0%의 지지율로 안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영ㆍ호남 지역 가운데 안 후보는 대구ㆍ경북 정도에서 문 후보를 32.2%대 18.7%로 앞서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특정 후보가 호남과 PK를 석권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에는 역대 선거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던 색깔론의 영향력마저 사라졌다. 19일과 23일 두 차례 TV토론회에서 범보수 진영 후보들이 북한주적론과 송민순 문건을 들고 문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있지만 지지층의 결집 효과만 강화시키고 있다. 두 차례 TV토론회 이후 실시된 칸타퍼블릭 여론조사에서는 호남 지역의 문 후보 지지율이 52.8%로 2주 전 조사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안보 이슈가 두드러지면 진보ㆍ보수 양 진영 지지층의 결집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문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23일 TV토론회에서는 색깔론이 오히려 구축당하는 진기한 장면까지 연출됐다. 토론 시작과 함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향해 “작년 10월 (송민순 회고록 발간) 이후 문 후보가 계속 말바꾸기를 하느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문 후보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전형적인 안보장사다. 북한에 대한 태도로 몰고 가는 색깔론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고 일갈하면서 사실상 송민순 회고록 논란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대선 기간이 쇼트트랙처럼 짧아지면서 TV토론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3차례 TV토론에서는 네거티브와 상호 비방만 난무할 뿐 정책 쟁점은 사라지고 말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스탠딩 토론이 정쟁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전개되면서 기대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에서 예봉(銳鋒)이 사라지면서 긍정평가와 부정적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방황하는 중도보수층을 비롯한 부동층이 투표를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의 4월 셋째 주 정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34%로 집계됐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가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60대 이상의 경우엔 84%대로 4년 전의 92%대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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