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확대" 한목소리..문은 신혼, 안은 청년에 무게

최종훈 이경미 입력 2017. 4. 24. 18:46 수정 2017. 4. 2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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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대선공약 검증_주택정책

문재인 "매년 17만가구 공적임대"
안철수 "매년 15만 공공주택 공급"
나란히 서민 주거안정에 초점
전문가들 "공공임대 확충은 바람직
민간주택 전월세난 해법은 안 보여"

[한겨레]

그래픽 김승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4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해마다 17만 가구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정부는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높여 국민의 주거 권리를 지키겠다”며 공공주택 공급계획, 청년·신혼부부 지원, 세입자 보호 등 주택 분야 공약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이날 공약집 ‘국민이 이긴다’를 내놓으면서 매년 15만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처럼 두 후보가 나란히 서민 주거안정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문 후보쪽은 신혼부부, 안 후보쪽은 청년층 지원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재인 후보는 매년 공적 임대주택 17만가구, 총량으로는 5년간 85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제시했다.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장기 임대주택(공공임대)은 매년 13만가구,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는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은 매년 4만가구를 각각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은 소유는 민간이지만 공공기관이 토지 장기임대나 주택도시기금, 구조변경(리모델링)비 지원으로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임대기간을 장기화한 임대주택이다. 문 후보쪽은 이를 통해 현재 5.6% 수준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재고율을 임기 말까지 9%에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후보는 매년 15만가구씩 공공주택을 공급하면서 청년층과 중장년층, 노년층에게 각각 5만가구씩 배정한다는 원칙을 내놨다. 또 매입임대주택, 기숙사형 주택, 셰어하우스, 사회임대주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년 5만가구의 청년희망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주택 가운데 공공임대 물량을 따로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공공주택 건설물량 중 임대와 분양주택 비율이 5대 1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임대 총량은 약 12만가구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청년희망임대주택 5만가구를 합치면 17만가구로 문 후보의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 총량과 비슷해진다.

* 그래픽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두 후보는 신혼부부와 청년층에 대한 주거지원도 경쟁적으로 약속했다. 문 후보는 신혼부부에게 매년 신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30%인 4만가구를 우선 공급하겠다고 나섰다. 공공임대나 융자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결혼 후 2년간 월 10만원을 ‘신혼부부 주거안정 지원금'으로 지원한다. 문 후보 쪽에서는 대상자가 소득 2~3분위 약 4만쌍 정도로, 예산은 1천억원 미만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는 또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 역세권에 시세보다 낮은 청년주택을 임기 내 20만실 확보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최근 일자리 공약으로 내놓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도심권에서 청년층을 위한 소형주택 공급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안 후보는 청년희망임대주택을 매년 5만가구 공급하면서 청년빈곤층에 입주 우선권을 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혼부부에 대해선 공공임대주택 입주가 더 쉽도록 자격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해 두 후보는 모두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고 임대료 상한제를 제도화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다만 문 후보는 임대료 상한제에 대해선 시장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 임대차 시장 선진화를 위한 과제로 꼽히는 집주인의 임대주택 등록에 대해서도 두 후보의 차이가 드러났다. 문 후보는 집주인에게 사회보험료 특례부과 등 임대등록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발적 등록을 유도하자는 방안이지만 안 부호쪽은 임대주택 등록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후보의 주택 분야 공약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현 정부에서 시행했던 것보다 늘리는 한편 신혼부부·청년층에게는 주거비 감당이 가능한 주택을 별도로 충분히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 특징이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내 공공임대주택 55만가구 공급을 계획했는데 올해 국토교통부 계획대로 12만5천가구가 공급되더라도 애초 공급 목표에 못 미친 52만구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두 후보의 공공임대 공급계획 물량은 수치적으로 지난 정부보다도 크게 늘어나, 추가적인 재원 소요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는 국민연금을 공공임대주택 투자재원으로 일부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두 후보의 공공임대 확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 최대 공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부담 등을 고려한 재원 대책이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최근 제기되는 주택공급 과잉, 금리 상승, 가계부채 우려 등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정을 해소할 공약은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본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는 “저소득 신혼부부, 청년층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은 나쁘지 않지만 주택시장 경착륙 위기 가능성과 전월세난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홍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유 “공공분양 1·2인가구 우선”
심 “매년 15만 반값임대 공급”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후보의 주거 관련 정책도 청년과 서민, 1~2인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청년 및 신혼부부에게 100만호 주거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2030세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시세보다 30% 저렴하게 공급(30만호) △공공임대주택 입주가 어려운 2030세대에게 ‘주택수당’ 지급(10만호) △저리로 주택구입·전세자금 지원(10만호) △내 집 마련을 위한 공공분양(5만호) 등을 제시했다. 공공임대주택을 연평균 12만호 수준으로 공급하고,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조세 감면 등 지원방안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여성 1인가구 전용 안심주택 공급이나, 귀촌·귀농가구에 ‘1가구 2주택’ 중과세 부과기준 완화 등 맞춤형 주거공약도 내놨다. 유승민 후보는 1~2인가구 시대에 맞춰 소형주택을 공급하고, 저소득층 주거복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소형주택 공급 확산을 위해, 공공분양주택 최대 50% 이상을 1~2인가구에 우선 공급하고, 민간 소형주택 건설 의무비율 제도를 부활하겠다고 밝혔다. 1~2인가구가 실거주 목적으로 60㎡ 이하 소형주택을 구입하거나 분양받을 때는 취득세를 전액 면제할 방침이다. 유 후보는 “청년층 1~2인가구 주택을 2022년까지 15만호 공급하고, 공공 실버임대주택 5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령자 및 빈곤층 주거환경 개선 정책으로,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 노후시설 개선 보조금을 ‘상시 보조금’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보조금을 정부 예산 상황에 따라 임의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심상정 후보는 서민 주거안정 공약과 함께 주거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내놓아 다른 후보들 공약과 차별화하고 있다. 주거안정을 위해 매년 ‘반값 임대주택’을 15만호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택지를 원가에 공급하고 시장의 실제 도급가액에 기초해 건축비를 낮추면 반값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저소득층 가구(중위소득의 60% 수준 가구)를 대상으로 월 20만원의 주거급여 지급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심 후보는 이 외에도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고, 분양원가 공개, 공공아파트 후분양제 의무화 등을 약속했다. 또 주택 임대료를 합리화하기 위한 ‘공정임대료’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표 산정시 실거래가 반영률을 현행 65%에서 80%로 인상)도 내걸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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