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호 한반도 해역 접근..'北 미사일 도발' 군사적 압박

박수찬 입력 2017. 4. 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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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위대와 연합훈련 진행하며 북상.. 한국군과는 27일이나 28일 실시할 듯 / 北 "한반도 전개 땐 수장" 잇단 위협.. 美 "동맹국 위협 상응하는 대응" 강조 / 실제 北의 항모 격침 능력엔 회의적.. 軍, 北 전략적 도발 가능성 예의주시

북한군 창건 85주년과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접근이 맞물린 25일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칼빈슨호는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과 연합훈련을 전개하며 북상(北上) 중이고 북한은 칼빈슨호의 접근을 겨냥해 연일 수장(水葬) 위협을 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정치적 결심만 있으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을 언제든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4일 “전술적 도발 준비로 판단할 만한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도발 가능성은 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빈슨호 27, 28일쯤 한반도 전개

칼빈슨호는 23일 필리핀 동부 앞바다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만나 북상하면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7, 28일쯤 한반도 근해에 진출해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재진입은 북한에 군사적 압박이 되고 있다. F/A-18E/F 전투기 등 7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는 칼빈슨호는 중소 국가의 공군력과 맞먹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칼빈슨호와 함께 이동 중인 구축함들은 최대 사거리가 20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내륙 지역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차원에서 미국이 지난 6일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습했을 때 사용되기도 했다.

북한은 이에 맞서 전날(23일) 이어 이날도 수장 위협을 계속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우리의 초강경 대응에는 지상, 해상, 수중, 공중 기동을 동반한 불의적인 선제타격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안들이 들어 있다”며 “세계는 경거망동하는 미국의 거만한 항공모함들이 거대한 파철더미가 돼 어떻게 수장되는지,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 명백히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도 북한의 위협에 그에 맞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수장 위협에 대해 “우리는 군사적인 충돌을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을 위협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들을 향한 위협엔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 창건 85주년(25일)과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접근이 맞물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24일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가 날아가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북한, 항공모함 격침 능력은 없어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에 대해 수장 위협을 하고 있으나 실제 격침 능력에 대해선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먼 바다에서 활동하는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무기 중 대표적인 수단으로는 대함탄도미사일(ASBM)이 있다. 고고도에서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낙하하는 ASBM은 해군 함정의 방공체계로는 요격이 쉽지 않으며 항공모함도 일격에 가라앉힐 수 있는 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2011년 둥펑(東風)-21D ASBM(사거리 3000㎞)을 실전 배치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오가는 미국 항공모함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란도 2011년 단거리 ASBM(사거리 250~300㎞)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ASBM 개발을 진행 중일 가능성은 거론되지만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함남 신포 일대에서 시험발사됐으나 실패한 미사일이 ASBM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증된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ASBM을 개발해 실전에 사용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바다를 떠다니는 항공모함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정찰위성과 고고도무인정찰기(UAV), 장거리 레이더 등 다양한 정찰자산이 필요하다. 정찰자산들이 수집한 정보를 종합해 항공모함의 위치를 식별하면 ASBM을 발사하는데, 날아가는 도중에도 항공모함의 위치정보를 전달받아 비행궤적을 수정해야 한다.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는 정밀유도장치를 사용해 항공모함을 타격한다. 중국과 이란이 ASBM을 표적까지 유도하는 데 필요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스커드, 노동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면서 2~3발의 탄도미사일을 일정 지역 안에 명중시키는 능력을 과시해 왔다. 따라서 표적 타격 직전 단계에 필요한 종말유도장치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공해상을 항해하는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먼 바다의 항공모함을 ASBM으로 공격하려면 항공모함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찰위성 등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은 그런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의 항공모함 격침 위협은 수사적 차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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