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차 산업혁명, 인식 개선이 먼저다

2017. 4. 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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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고, 더 나아가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우리의 준비도 미흡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클라우드 슈밥(Klaus Schwab)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제안했지만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연장이자 확대라고 생각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기반한 지식정보 혁명인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ICT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ICT 기술과 다양한 기술들의 접목을 통한 자동화지능화의 실현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즉 디지털 연결성이 사회 변화의 규모와 속도를 최대화할 것이며 이로 인해 과학기술 영역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우리 사회를 완전히 탈바꿈시켜 4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고 예측하고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ICT 기술의 발달로 그 동안 가능하지 않았던 기술간의 융합이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가능해 기존 산업의 규범(norm)을 파괴하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ICT 기술과 다른 기술들을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즉 제조업, 소프트웨어 산업, 통신업 등을 인터넷 서비스와 같은 플랫폼에 어떻게 연결 융합시켜 산업 간의 경계를 초월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과 더불어 다른 한 축은 시장이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교수는 '마켓 4.0'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사업환경이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술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시장 중심의 시장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변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을 논의하고 준비한다면 혁명의 진정한 주체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축은 사람이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 속에서 이를 연계시키고 융합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따라서 기술 및 시장과 소통, 협력, 연결하려는 마인드셋(mindset)을 겸비한 인재가 있어야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은 기술 중심의 혁명이 아니라 기술, 시장, 사람의 세 축이 잘 어우러져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승자는 자국 중심의 패권주의를 탈피한 세계와 함께하는 포용적 온정주의를 표방하는 국가, 사회, 기업 그리고 개인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인더스트리 4.0'으로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이 됐던 독일과 같은 국가, 인류를 위해서 봉사하는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단체, '우리가 사람들이 돈을 절약하게 하면 그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는 변함없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월마트(Wal-Mart)와 같은 기업, 그리고 능력과 겸양의 겸비한 개인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ICT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 정부는 물론 사회, 기업, 개인 모두 엄청난 변화를 해야만 한다. 우리 모두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 환경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으며 지금도 이러한 환경을 지키기 위한 필요 이상의 논쟁만을 해오고 있지 않은가? 규제 개혁을 모두가 외쳐대고 있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된 사회는 거리로 몰려나오고, 나 홀로 성장만을 고집하는 기업은 허울 좋은 상생만 외쳐대고, 따뜻함을 외면한 개인은 포용적이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제 아무리 최고의 ICT 기술을 가졌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 주체들이 이렇게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이라면 ICT 기술을 다른 기술과 연결 융합시킬 수 있겠는가?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우리 사회를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으로 변화시키는 시장 혁명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이와 같은 새로운 환경하에 기술과 시장을 연결 융합시켜 줄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개혁도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대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8년부터 시작되는 '글로벌 G2 시대'에 우리의 리더십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세계와 함께하는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을 반드시 조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의 낙오자가 될 뿐 아니라 동북아에서도 우리의 리더십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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