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가득한 봄의 에너지..김보희 '자연이 되는 꿈' 展

파이낸셜뉴스 2017. 4. 24. 18: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한 가운데, 가지마다 화사하게 피었던 벚꽃이 비에 다 지고 연둣빛 잎사귀들이 솟아나는 계절이다.

초록빛 풀과 숲을 보면 그 안에 잠재된 무한한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을 차분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새 소리가 들리고 고요한 가운데 그의 작품이 삭막한 갤러리 흰 벽을 뚫고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줄 것 같은 웜홀이 아닐까 생각이 들게 한다.

갤러리 지상층으로 올라오면 대형 캔버스 속에 그려진 다양한 화초들과 씨앗들을 볼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고재 갤러리 30일까지

학고재 갤러리 30일까지

김보희, Towards, 2017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한 가운데, 가지마다 화사하게 피었던 벚꽃이 비에 다 지고 연둣빛 잎사귀들이 솟아나는 계절이다. 초록빛 풀과 숲을 보면 그 안에 잠재된 무한한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한색(寒色)과 난색(暖色)의 가운데에 있는 녹음의 기운. 이러한 기운은 김보희의 작품에서도 물씬 느낄 수 있다. 이화여대 정년을 앞둔 김보희 작가의 화업 45년을 돌아보는 개인전 '자연이 되는 꿈'에서 그는 그의 구작 17점과 근작 19점을 선보이며 갤러리 전체를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였다.

"인간 이전 태초의 자연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며 그렸다"는 그의 그림을 바라보면 마치 적도 근처 어딘가의 원시림 속에 있는 것 같다. 사람의 키만한 높이, 갤러리 지층 벽을 가득 채우는 큰 캔버스에 빼곡히 채워진 숲이 과하다 느껴지지 않는 것은 동양화를 기반으로 한 차분한 색채 덕분이다. 그림을 차분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새 소리가 들리고 고요한 가운데 그의 작품이 삭막한 갤러리 흰 벽을 뚫고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줄 것 같은 웜홀이 아닐까 생각이 들게 한다. 풀 한점 없는 서울의 갤러리 지층에서 마치 남국으로 잠시 여행을 와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갤러리 지상층으로 올라오면 대형 캔버스 속에 그려진 다양한 화초들과 씨앗들을 볼 수 있다. 그의 근작들이다. 과거 전체적인 자연의 경관, 숲을 재현하는데 집중했던 그는 최근 들어 하나의 오브제인 나무, 풀, 열매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멀리서 자연을 바라보던 그의 시각이 더욱 가까워진 것. 자연에 대한 경외와 예찬이 가득했던 시기를 지나 김보희 작가는 이제 자연의 본질과 생명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김 작가는 "생명력의 근원을 그리며 나도 힘을 얻고 싶었다"고 했다. 12년 전 제주로 이주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매일 아침 산책을 하다 어느 날 풀의 씨앗이 확 퍼지는 순간을 보게 됐다"며 "그때의 모습과 더불어 상상을 더해 미지의 씨앗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30일까지 학고재 갤러리.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