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권력 향한 정치인 민낯 제대로 보여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 4. 24. 18:08 수정 2017. 4. 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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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맞춤 영화 '특별시민' 주연 최민식
서울시장 3선 도전 변종구役 시나리오 초고부터 적극 참여
정치인 욕망을 열정으로 표현.. "이젠 격정멜로 하고 싶어"

장미대선 맞춤 영화 '특별시민' 주연 최민식
서울시장 3선 도전 변종구役 시나리오 초고부터 적극 참여
정치인 욕망을 열정으로 표현.. "이젠 격정멜로 하고 싶어"

"사람들이 믿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선거야."

오는 5월 9일 대선을 앞둔 현시점에서 가슴에 꽂히는 말이다. 공익과 대의보다 사익과 권력욕의 실현으로 가득찬 선거판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시선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특별시민'의 정치 9단 '변종구'로 돌아왔다. 차기 대권을 노리고 3선의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을 그린 이 영화는 권력을 향한 정치인의 민낯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드러낸다. 언제, 어떤 영화에서도 빛나는 그의 연기는 이번에도 최고다.

누구보다 서울을 사랑하는 듯하지만, 능구렁이 같은 정치 9단 변종구는 서늘한 눈매와 무표정한 얼굴 만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는 최민식과 만나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변종구를 '카멜레온'에 빗댔다. "천적이 접근해 올 때 색깔로 자신의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 카멜레온이잖아요.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맞춤형 캐릭터의 변화, 그것이 변종구의 속성입니다."

대중은 '곧은 신념으로 한 길을 가는 우직한 리더십'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정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뺏어야 한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직함'은 가장 하위단계의 필요조건일지도 모른다.

최민식은 변종구가 마치 복마전과 같은 선거를 거쳐,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승자로 살아남은 이유를 더없이 친근하고 사람좋은 웃음을 짓다가도 순식간에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뀌는 찰나의 연기로 표현해냈다.

그는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정치적 색채 짙은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소재가 차고 넘친다고 느껴왔는데, 그러던 차에 이번 시나리오를 만났다"며 "정치인으로의 생사가 달린 선거와 이를 대하는 정치인의 욕망을 그린 정치드라마로는 출발점이 되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앞으로 더욱 견고하고 탄탄한 이런 영화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나리오 초고 단계부터 적극 동참한 그는 영화 속 출마선언문을 직접 작성할 정도로 영화 작업에 깊게 몰입했다. 그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연설은 그가 지닌 입체적인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짙다. 장문의 대사와 긴 호흡으로 가면서도, 대중을 사로잡는 달변가로서의 변종구의 모습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다.

"사실 영화 속 장면은 재촬영 분량이다. 그 전에 한 번 갔었는데 욕심이 과했는지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편집으로 기술적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렇게 넘어갈 수 없었다. 연설 장면이라 보조 출연자들이 많아 다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것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생각에 양해를 구하고 결국 다시 촬영했다. 지금 봐도 70% 정도밖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웃었다.

선거판의 가장 비열한 밑바닥을 그렸지만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역설적으로 "투표 잘하자"는 것이라고 최민식은 말했다. 그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정치인은 자신들의 입신양명이 아닌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철학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권선징악의 전형적 노선을 따르지는 않는다. 공익성 선거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욕망이 있다. 그게 권력, 돈, 사랑 등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밀집되어, 선명하게 충돌하는 것이 정치다. 흑백 논리와 선악 구조가 아닌 그런 태생적 욕망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의 욕망은 무엇일까. 최민식은 "지금와서 다른 일을 하기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다. 나에게 남은 욕망은 더욱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배우로서 머리 속에 그려지는 그런 세상과 인물로 살아보고 싶다. 가장 두려운 것은 정체되는 거다. 깨질 때 깨지더라도 변화를 주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코미디와 격정 멜로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크게 웃었다. 26일 개봉.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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