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단일화·대북이슈 이번주가 분수령..막판 판세 출렁이나

신헌철,정석환,안병준,추동훈 2017. 4. 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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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D-14 / 2주 앞둔 대선 양대 변수 ◆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양상이 굳어진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은 마지막 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이제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와 대북 인권결의안을 둘러싼 안보관 공방을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종 변수로 보고 있다.

후보 단일화는 과거 대선 때마다 선거 막판 '뜨거운 감자'였다.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며 야권 후보 자리를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것은 11월 23일로, 대선을 27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대선 사흘 전에 사퇴해 사실상 '박근혜 대(對) 문재인' 양자 구도가 형성됐으나 결과는 야권의 패배였다.

이번 대선도 일찌감치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반문 진영'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고 제3지대 등 모판을 짜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양상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자강론'이 먹혀들자 범여권에 대해 문을 닫았다. 보수와 진보 양쪽 표를 모두 노려야 하는 딜레마 상황을 의식해 단일화 카드를 너무 일찍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박계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자유한국당 후보가 되면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생겼으나 오히려 '보수 적통' 경쟁 과정에서 골이 깊어지기만 했다.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를 위한 '심리적 마지노선'인 29일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30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를 위해선 이번주에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바른정당이 가장 몸이 달아올랐고, 한국당 일각도 호응하고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단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가 '완주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음에도 24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밤 늦게까지 '보수 후보 단일화' 등 향후 대선 전략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이날 의총에는 바른정당 의원 33명 가운데 해외출장 중인 김학용 의원과 국토종주 중인 이학재 의원을 제외한 31명이 전원 참석했다. 유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저의 지지도나 여러 가지가 의원님들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굉장히 걱정이 많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도 "제가 느끼기에 TV 토론이 시작되고 나서 제가 직접 접촉한 시민들은 대구든 서울이든 바닥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느낀다"며 완주 의사를 확인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공개 의총에서 유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없었지만 문재인 후보의 집권은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한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는 주장이 쏟아졌다. 단일화를 주장해온 김성태 의원은 "어떤 경우라도 33명이 분열돼선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무모한 싸움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오늘 3당 후보 단일화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 후보의 수행을 맡고 있는 유의동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후보는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완주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단일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다. 김인규 한림대 교수는 "보수의 새 가치를 내세운 유 후보가 단일화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며 "단일화가 되더라도 보수표가 몰리는 만큼의 중도표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국민의당까지 단일화를 해서 양자 대결로 간다면 변수가 되겠지만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진단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의 여진도 대선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지금은 제가 태양을 태양이라고 해도 낮에 뜬 달이라고 하고 넘어갈 상황"이라며 "제가 뭘 해도 안 될 것이다. (자료를) 추가 공개할 필요를 지금은 못 느낀다"고 한발 물러섰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은 이날 참여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처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송 전 장관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 후보 측의 강경 모드 속에 자유한국당은 문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이며 보수 집결에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이날 문 후보 측의 송민순 반박 문건에 대해 "뒤늦게 자기 서류를 공개했는데 그 서류가 진짜인지 아닌지 어떻게 믿나"며 "처음 이야기할 때 '반박 서류가 있다. 공개하겠다'고 대답했으면 믿어주겠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이날 의총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해 "국가 내통·국기 문란 사건으로 규정짓겠다"며 "말을 바꿔가면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문 후보를 용납할 수 없다. 나중에 미국이 선제공격한다고 하면 북한에 물어보고 승인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송민순 문건이 대선 정국에 결정적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인규 한림대 교수는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믿는 경향이 강하다"며 "새로운 이슈가 충격적인 게 아닌 이상 이슈 자체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25일 군 창건 85주년을 맞아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 나선다면 대북 이슈가 남은 기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역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즉각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는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 보수와 중도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정당 모두 안보를 강조하며 문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헌철 기자 / 정석환 기자 / 안병준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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