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준 이하의 TV토론.. 후보들의 각성이 절실하다

2017. 4.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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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을 앞두고 많은 국민이 TV토론에 기대를 건 게 사실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왜 나를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고 하느냐"며 감정싸움을 벌였다.

120분의 토론이 끝난 뒤 5명 후보 스스로 "수준 이하였다"고 할 만큼의 저질 코미디가 TV 앞에 국민을 모아놓고 벌어진 것이다.

국민은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비전이 제시되는 대통령 후보다운 토론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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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만 난무 정치혐오증으로 기권 유권자 늘 듯.. 대통령 후보의 품격 갖춘 토론 돼야

5·9 대선을 앞두고 많은 국민이 TV토론에 기대를 건 게 사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로 검증시간은 촉박하지만 TV토론만 꼼꼼히 봐도 제대로 된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다는 바람이 깔려 있었다. 형식도 나름 개선됐다. 사전에 짜인 각본을 벗어나기 위해 미리 질문을 정하지 않은 시간총량제 자유토론과 스탠딩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토론이 진행돼 후보의 통치 철학과 자질, 정책, 능력을 유권자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국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23일 밤 개최한 TV토론 시청률은 38.5%로 역대 대선 TV토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3, 19일에 이어 세 차례 진행된 TV토론은 내용을 품평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가 난무했으며 미래를 주창하면서 과거 일에만 얽매였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한 국민 사이에는 초등학생 토론 수준도 안 된다는 탄식이 나온다. 그제 토론의 1부 주제는 외교 안보 및 대북정책, 2부는 권력기관 및 정치 개혁 방안이었다. 하지만 토론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자서전에 등장하는 ‘돼지 흥분제’ 논란으로 시작됐다. 이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은 문 후보가 연관된 ‘송민순 회고록’의 진실을 놓고 격하게 다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왜 나를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고 하느냐”며 감정싸움을 벌였다.

보다 못한 사회자가 수차례 후보들에게 주제와 관련된 정책 토론을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120분의 토론이 끝난 뒤 5명 후보 스스로 “수준 이하였다”고 할 만큼의 저질 코미디가 TV 앞에 국민을 모아놓고 벌어진 것이다.

이런 토론을 보고 표를 줄 후보를 골랐다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지금처럼 수준 낮은 TV토론이 계속 진행된다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겠다는 본래 목적과도 크게 어긋나게 된다. 전파 낭비에 불과하다며 TV토론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다. 또 품격이 떨어지는 토론을 시청하고 정치혐오증이 심해져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도 속출할 것이다.

다음달 9일 투표일까지 세 번의 TV토론이 남아 있다. 당장 지지율이 높은 1, 2위 후보 간 양자토론을 도입하거나 질문과 답변 시간의 배분을 달리하는 등 형식을 바꾸기는 대선 전에 쉽지 않다. 그렇다면 후보들이 각성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들은 무엇이 네거티브이고, 어느 후보가 색깔론을 펴는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판단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다. 국민은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비전이 제시되는 대통령 후보다운 토론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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