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키보드 "번역, 우리도 좀 합니다"

이효상 기자 2017. 4. 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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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갤럭시S8의 음성인식 ‘빅스비’ 비전 기능도 갖춰 간판 등 번역
ㆍ모국어 → 외국어 채팅 키보드 앱…실시간 통·번역하는 영상통화도

스마트폰에 글자를 비추면 자동 번역되는 구글의 ‘워드렌즈’. 최근 이 같은 기계 번역이 카메라, 키보드, 영상통화 등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글 제공

스마트폰을 통해 인류는 모두가 같은 언어를 쓰던 바벨탑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신경망 기반 번역으로 문맥을 통째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기계 번역이 카메라, 키보드, 영상통화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만 구사할 수 있던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보고, 듣고, 쓰는 능력이 기계 번역을 통해 보편화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번역 기능과 만나 외국어를 읽는 눈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정식 출시한 갤럭시S8은 갤럭시 시리즈 중 처음으로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탑재했다.

빅스비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보이스’ 기능 이외에 카메라를 통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비전’ 기능도 갖추고 있다. 빅스비 비전은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비추는 이미지에서 외국어로 된 텍스트를 인식한 후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준다. 실시간으로 번역이 이뤄지는 만큼 해외여행 중 외국어로 된 교통표지판이나 식당 메뉴판을 만났을 때 사용하면 낯선 언어에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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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구글과 제휴, 빅스비 비전에 구글 번역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51개 언어가 지원되며 향후 지원 언어를 늘려갈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달 구글의 번역 앱에 비슷한 기능인 ‘워드렌즈’를 추가했다. 워드렌즈는 인터넷이나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카메라 렌즈가 비추는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다. 외국어를 보는 것만으로 자동 번역이 가능한 이 같은 기술은 향후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능형 가상 비서에 이미지 검색 기능이나 텍스트 번역 기능을 추가할 경우 증강현실 안경이나 가상현실 단말기에서 증강현실 모드 이용 시 그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국어를 입력하면 외국어로 자동 번역되는 키보드 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국인과 채팅할 때 유용한 앱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네이버 키보드’ 앱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네이버 키보드는 그 자체로 네이버 검색이 가능하며, 네이버의 번역 앱인 ‘파파고’의 신경망 번역 기능도 갖추고 있다. 외국인과 메신저를 통해 채팅을 할 때 네이버 키보드를 사용하면, 한글로 적은 메시지도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으로 실시간 번역돼 전달된다.

네이버에 앞서 스타트업 ‘메이오차드’는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공하는 키보드 앱 ‘번키’를 출시했다. 번키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의 번역 엔진을 활용해 사용자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전달한다. 사용자는 다양한 번역 엔진의 정확도를 비교한 후 하나를 정해 전송할 수 있다. 메이오차드 관계자는 “메신저 등을 사용할 때 매번 번역 앱을 찾아볼 필요 없이 바로 번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어 번역은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상통화 앱 스카이프에는 최근 실시간 통·번역 기능이 추가됐다. 미국인과 영상통화를 할 때 일본어를 사용하면 음성과 화면 자막으로 통·번역된 메시지가 전달된다.

현재는 영어, 일본어, 아랍어 등 9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을 추후 휴대폰과 유선전화 등에 확대할 계획이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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