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이 몰고 오는 예능판의 새 바람

김지원 기자 2017. 4. 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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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예능판에 ‘새로운 얼굴들’이 뜨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이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끼’를 재료로 삼는 것이라면, 새로운 예능을 위해선 새로운 인물 발굴이 필수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선 예능 출연 경험이 없거나 드물었던 배우와 아나운서 출신의 연예인들이 전문 게스트와 MC 못지않은 입담과 캐릭터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그간 소수의 ‘톱급’ 출연자들이 동시에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문어발 출연’ 논란을 낳기도 한 만큼 시청자들은 예능판에 등장한 새 얼굴들을 반기고 있다.

뉴페이스들은 비슷한 인물 구성 사이에 색다른 ‘고명’ 역할을 한다. 비슷한 출연진일지라도 새로운 캐릭터 한명이 들어오는 순간 그곳엔 완전히 새로운 관계와 드라마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사진/tvN <윤식당>방송 캡처

지난 3월부터 방영 중인 tvN <윤식당>에선 배우 정유미가 한몫한다. 정유미는 그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해왔지만 <윤식당>이 연예계 생활 14년 만의 첫 예능 도전이다. 이서진, 윤여정, 신구의 경우 나영석 PD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을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이들이 새 멤버인 정유미와 합을 맞추며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정유미는 특유의 친화적이고 다감한 성격으로 ‘윰블리(정유미+러블리)’란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윤식당>은 나 PD의 연출작인 ‘꽃보다 시리즈’와 등장인물들이 겹쳐 자칫 종목만 ‘식당’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정유미란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신선한 느낌이 얹혔다. 시청자들도 익숙한 캐릭터들 사이에 새 인물이 끼어들면서 그들 간의 관계성에 새로움을 느끼며 기대감을 갖게 됐다.

사진 /tvN <공조7> 방송 캡처

tvN <공조7>에 출연 중인 배우 권혁수 역시 본격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나잇라이브코리아(SNL)> 외에 본격 예능 고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구라와 함께 출연하는 고정 출연자는 이경규, 박명수, 은지원 등 이름만 들어도 토크 장면이 머릿속으로 그려질 정도로 예능판에선 유명한 이들이다. 여기에 권혁수라는 예능 뉴페이스가 가세하며 ‘뻔한’ 라인업에 신선함을 준다. 방송에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은지원은 권혁수를 가리켜 “방송생활 20년 만에 처음 보는 캐릭터다. 너무 낯선 캐릭터”라고 말하기도 했다. 1화부터 예능 대선배들 앞에서 태연하게 성대모사를 펼친 권혁수의 ‘끼’와 숨은 매력이 어떻게 발현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한편 무난한 포맷에 참신한 인물들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예능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2>의 성과 중 하나는 한채영으로부터 ‘털털한 애엄마’ ‘동요 마니아’라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해낸 것이다. 시즌1에서 걸그룹 도전 프로젝트 ‘언니쓰’를 성공시키며 시즌2까지 해당 포맷을 가져오다보니 프로그램의 성격 자체가 모호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채영, 강예원 등 ‘예능 뉴페이스’들을 투입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KBS 1TV <트루밥쇼>방송 캡처

지난 3월 파일럿 프로그램 3부작으로 방영됐던 KBS 1TV <트루밥쇼>에 등장한 3명의 MC 역시 모두 기존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숨은 토크 고수’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일반인들과 ‘먹거리’를 매개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JTBC <한끼줍쇼>를 떠올리게 하는 포맷이지만, 이들 MC의 등장만으로도 프로그램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농구선수 출신이자 스포츠 해설가로 활약해온 현주엽과 그간 굵직한 스포츠 경기의 중계를 맡으며 특유의 입담으로 유명한 최승돈 아나운서,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의 시너지가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트루밥쇼>의 김범수 PD는 “프로그램이 파일럿의 형태고, 제작을 예능국이 아닌 교양국에서 하면서 아무래도 (기존 예능에 비해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각자 분야에서 내로라할 만한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았을 뿐인데 기대 이상으로 출연자들 간에 합이 좋아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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