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북한 문제'로 또 통화..北 어떤 선택 내릴까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2017. 4. 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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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또다시 '북한 문제'로 직접 통화, 북·중 관계 최악의 상황 내몰 '추가 도발' 여부 주목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트럼프-시진핑 또다시 '북한 문제'로 직접 통화, 북·중 관계 최악의 상황 내몰 '추가 도발' 여부 주목 ]

북한이 창군기념일인 25일 추가 핵·미사일 실험에 나설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중 정상이 24일 또다시 북한 문제를 놓고 통화에 나섰다. 지난 13일 통화에 이어 2주도 채 안돼 이례적으로 다시 수화기를 맞잡은 것이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관영언론이 이미 북한의 핵실험을 전제로 대북 원유 공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미·중 정상의 이번 통화는 북한을 상당 부분 압박할 수 있다고 본다. 시 주석이 이날 통화에서 “유관 국가들은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북한 정권에 보낸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16일 북·중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선 만큼 추가 도발 여부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4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양국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통화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국제 형세의 빠른 변화 속에서 중·미 양국은 밀접한 연락을 유지하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중국 방문 준비가 잘 이뤄졌으면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나는 양국 관계 발전에 만족해 하고 있다”며 “미·중 양국은 중대 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협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中 언론, 미·중 정상통화 트럼프 '북한 발언'은 쏙 빼

그러나 이날 두 정상의 통화가 진짜 목적인 ‘북한 문제’에서도 상당한 합의를 이뤘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유관 국가는 자제를 지키며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을 피해야 한다”면서 “유관 국가는 각자 책임을 다하고 마주보고 협력해야만 한반도 핵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고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그러나 시 주석의 이런 북한 문제 언급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답했는지는 한 줄도 쓰지 않았다. 특히 시 주석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과 공동 노력을 원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이 빠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들린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 통화도 “양국 정상이 위험한 도발을 반복하는 북한에 자제를 촉구한 데 대해 완전 동의했다”는 내용 정도가 드러났을 뿐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는 평상시 그의 거침없는 대화스타일로 볼 때 의아한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임박한 시점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최악의 북·중 관계 무릅쓰고 '추가 도발' 선택할까

이처럼 미·중·일 3국 정상이 이례적으로 연쇄 통화에 나선 상황에서 이제 시선은 북한으로 쏠린다. 특히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이 북한을 다각도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이미 지난 16일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선 전례를 들며 북한은 무기 테스트만큼은 ‘중국의 영향권 밖’에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통신사의 ‘남의 장단에 춤을 추기가 그리도 좋은가’라는 논평을 통해 중국을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는 분위기를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또 한편에서는 이번 만큼은 북한이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베이징 보수 세력의 입으로 통하는 관영언론 환추스바오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전제로 ‘원유 공급 대폭 축소’나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에 대한 ‘군사 불개입’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기 때문에 북한이 고민스러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최근 북·중 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국 화둥사범대 션즈화 교수는 “북·중 관계가 10년 넘게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은 더 악화해 중국의 외교정책도 일부 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국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은 돌이킬 수 없는 관계 약화를 부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아시아타임스는 “북한의 유일한 거대 동맹국 중국이 (북한에) 가만히 있으라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북한을 향해 더 많은 제재를 단행하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엄중한 분위기를 전했다.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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