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여러분이 알던 IBM이 아닙니다. IBM은 인지(코그너티브) 시대를 새롭게 재정의합니다.”

한국IBM은 24일 서울 여의도 IBM 클라이언트 센터에서 ‘창립 50주년 미디어 데이’를 열고 IBM 인공지능(AI) ‘왓슨(Watson)’과 클라우드를 이용한 코그너티브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장화진 한국IBM 대표이사와 황인정 한국IBM 마케팅 총괄이 참석했다.

코그너티브란 기존에 컴퓨터가 분석해왔던 문서 등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비정형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전 세계 데이터 중 80% 이상이 비정형 데이터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동안 컴퓨터가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코그너티브 기술은 비정형 데이터 분석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한국IBM은 24일 서울 여의도 IBM 클라이언트 센터에서 ‘창립 50주년 미디어 데이’를 었다. 장화진 한국IBM 대표이사가 코그너티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IBM의 클라우드 기반 AI 컴퓨터인 왓슨이 코그너티브 기술을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코그너티브 기술은 데이터와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고, 인간과의 상호작용과 시스템 자체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한다.

왓슨은 현재 45개국 17개 이상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가천대 길병원은 왓슨을 이용해 암 진단과 치료를 돕는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국내서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왓슨으로 백화점 상품 추천부터 픽업 안내까지 가능한 쇼핑 어드바이저를 개발하고 있다. 연내 한국어를 사용하는 왓슨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IBM은 지난 50년간 정보통신(IT)과 금융, 유통, 제조, 교육 등 각 산업에 특화한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한국IBM은 코그너티브 기술과 이를 탑재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장화진 대표는 “IBM은 메인프레임에서 PC,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계속 탈바꿈해왔다”며 “50주년을 맞는 한국IBM도 시대 변화에 맞게 반응해, 코그너티브 솔루션과 클라우드, 산업 전문성으로 시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또 장 대표는 “지난 50년간 한국IBM은 서울올림픽 기술 지원, 송도 데이터센터 구축,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등 한국 사회에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장 대표와의 일문일답.

― 코그너티브란 무엇인가.

“한국어로 표현하면 ‘인지’다. 코그너티브 기술은 과거 엑셀과 같은 정형 데이터에 유튜브나 동영상 같은 비정형 데이터까지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코그너티브 기술은 스스로 학습하는 시스템도 갖춰, 데이터와 전문가에게 배우면서 점점 올바른 방향으로 논리구조(로직)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시스템이 학습하는 과정도 신입사원이 업무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왓슨이 내린 결정이 틀릴 때 전문가와 데이터가 그 이유를 알려주면, 왓슨은 스스로 해당 알고리즘을 이해해서 왜 틀렸는지 공부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된다.”

― 왓슨이 국내서 도입되는 분야는 어떻게 되나.

“현재 의료와 유통 두가지에서 도입된다. 의료분야에서는 지난해부터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했다. 의사가 암 환자를 진단할 때, 왓슨이 환자 기록과 암 관련 임상실험, 논문 등을 보고 의사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다. 건양대병원은 왓슨을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만든 SK C&C와 협력하고 있다. 유통 쪽에서는 롯데그룹과 함께 백화점 쇼핑 어드바이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왓슨의 한국어 서비스는 어떻게 되는가.

“아직 개발 중에 있다. 연내 출시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 C&C와 파트너로서 한국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왓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 판권은 한국IBM과 SK C&C가 공동으로 갖고 있다. 또 IBM은 한국어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산업별로 다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 한국IBM 매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핵심사업이 바뀌면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장 대표님이 목표하고 있는 실적은?

“글로벌과 국내서 모두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과거 하드웨어 등 여러 가지 캐시카우를 버리고, 클라우드와 왓슨 등 코그너티브 기술에 비용을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으로 알아주면 좋겠다. 이 과정에서 IBM은 B2B 클라우드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 한국IBM이 IBM글로벌에서 차지하고 있는 코그너티브 관련 매출 비중은 작다. 하지만 성장률은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더 지켜봐 달라. 한국IBM은 글로벌 코그너티브 기술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객사와 자주 만나서 고객사 상황을 이해하고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IFC몰 로비에서 열린 한국IBM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IBM 임직원들이 함께 5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