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연수원, '친일' 이원수 전시회 열다가 중단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상남도교육연수원(원장 곽동국)이 친일(親日) 이원수(李元壽, 1911∼1981) 전시회를 열다가 시민단체와 언론사의 지적을 받고 중단하기로 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소재 경남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는 지난 3월 13일부터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제14회 예술의 향기와 만나는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윤성효 기자]
▲ 경상남도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
ⓒ 윤성효 |
▲ 경상남도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
ⓒ 윤성효 |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소재 경남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는 지난 3월 13일부터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제14회 예술의 향기와 만나는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오는 27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쓴 동시 "고향의 봄", "종달새", "봄시내", "고향바다", "찔레꽃", "진달래", "우리 어머니", "오빠 생각" 등을 적고 그림을 그린 '시화'를 전시해 놓았다.
또 이원수의 육필원고와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안내장'도 별도로 비치해 놓았다.
곽동국 원장은 안내장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회는 한국아동문학의 거목 동원 이원수 선생 아카이브전이다"며 "특히 선생의 대표작 <고향의 봄>은 홍난파가 곡을 붙여 <아리랑>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노래로 불리고 있다"고 소개해 놓았다.
그런데 이원수는 친일문인이다. 그는 1940~1945년 사이 동시 두 편과 자유시 한 편, 수필 두 편 모두 다섯 편의 친일 작품을 조선금용조합연합회 기관지 <반도의 빛(半島の光)>에 발표했다.
또 그는 친일 동시 "지원병을 보내며"에서 일본이 벌인 태평양 전쟁에 참전할 지원병을 위해 후방에서 병역봉공을 다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008년 <친일인명사전>을 펴내면서 그를 친일문인으로 선정해 실어 놓았다.
▲ 경상남도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
ⓒ 윤성효 |
▲ 경상남도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
ⓒ 윤성효 |
이번 "꽃대궐 차린 동네" 전시회에는 이원수의 친일 행적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만, 안내장의 '이원수 연보'에서 "1942년, <반도의 빛>에 '지원병을 보내며' 등 친일 작품 발표"라고만 놓았다.
이원수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시민단체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지난 21일 현장 확인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영만 전 회장은 "그런 전시회를 하는 줄 몰랐다. 보고 온 사람이 이야기를 해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원수 친일은 이미 다 알려져 있고, 몇 년 전 창원에서 기념사업을 두고 논란이 크게 되기도 했다"며 "그런데 교육 공간에서 친일 문인 전시회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구나 전시물을 보면, 친일 부분은 빠져 있다. 한 쪽의 편향된 정보만 제공한 것"이라며 "아카이브전이라면 총정리를 한 셈인데, 한쪽만 전시해 놓고서 어떻게 '아카이브'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연수원은 <오마이뉴스>가 '이원수 아카이브전'에 대해 취재하자, 중단하고 전시물을 철거하기로 했다.
곽동국 원장은 "'봄'과 '고향'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전시를 했고, 인물 조명이 아니었다. 제한된 공간이다 보니 다 전시할 수 없었다"며 "향후 전시물 선정에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원장에 지난 3월 부임해 왔고, 이미 자체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경남도교육청은 구체적으로 몰랐고 관여하지 않았다"며 "지난 21일 시민단체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다. 오늘부터 전시물을 철수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카이브'는 우리 말로 '기록' '모든 자료' 등이라는 뜻으로, 외국말인 '아카이브전'이라는 말보다 '자료전'이라 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 곽 원장은 "앞으로 쉬운 말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경상남도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다. |
ⓒ 윤성효 |
▲ 경상남도교육연수원 상장관 1층 라온갤러리에서 "꽃대궐 차린 동네"라는 제목으로 '이원수 아카이브전'이 열리고 있으며, 이원수 육필원고도 전시되어 있다. |
ⓒ 윤성효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향의봄' 이원수는 친일 .. "문학관 폐쇄해야"
-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24%, TK에서 10%p 하락
-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 영수회담 '일단 하자'는 이재명 "다 접어두고 만나겠다"
-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부부의 기이한 '관저 정치'
- "경찰은 오지 마시오"... 42년만의 위령제에 '눈물바다'
- 미 대학가 '친팔 시위대' 수백 명 체포... 졸업 행사 취소도
- [속보] 영수회담 날짜 나왔다, "29일 오후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