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홍콩 대표 스타트업 오리가미 랩스 에밀 챈 CMO | 반지 하나로 휴대폰 통화-제어 모두 OK

김기진 2017. 4. 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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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길을 걷다 행인과 부딪힌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터다. 휴대폰에 시선을 빼앗긴 채 주위를 살피지 않고 걷는 이들을 가리키는 ‘스몸비(스마트폰+좀비)’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흔한 일이다. 화면을 보지 않고도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한결 안전해지지 않을까.

홍콩 스타트업 ‘오리가미 랩스’가 개발한 ‘오리(ORii)’는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쉽게 설명하면 오리는 마이크와 골전도 스피커가 내장된 반지다. 오리를 휴대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이를 손가락에 낀 뒤 손가락을 귀에 가져다 대면 휴대전화에서 나는 소리가 골전도 기술을 통해 이용자에게 전달된다.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과 연동이 돼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전화통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쓸 수 있다. 즉 화면을 보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단 얘기다.

“오리를 이용하면 음성만으로 휴대전화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주위를 살피며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건 물론 시각장애인처럼 화면을 볼 수 없는 사람도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죠. 소음 제거 기술이 적용돼 시끄러운 곳에서도 문제없이 쓸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이어폰 대신 반지를 선택했습니다.”

에밀 챈 오리가미 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32)가 들려준 설명이다.

오리가미 랩스는 지난 2015년 말 설립됐다. 챈 CMO와 케빈 웡 CEO, 마커스 렁 쉬아 최고운영책임자, 얀리 최고기술책임자 등 홍콩과학기술대(HKUST) MBA 과정 재학 중 만난 4명이 공동으로 창업했다.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둔 웡 CEO가 화면을 보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돕는 기계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느낀 나머지 세 명이 동참하기로 해 지금의 핵심 팀이 구성됐다. 이후 2016년 오리가미 랩스는 홍콩 국영기업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기관 사이버포트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투자금으로 5만홍콩달러(약 730만원)를 받고 사무실도 무료로 임대하게 됐다.

오리는 아직 시제품만 나왔지만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례로 오리가미 랩스는 지난해 HKUST가 주관한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베스트 프레젠테이션상을 수상했다. 이어 홍콩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re·국제상업센터) 1층에서 최고층인 118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스타트업이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대회 ‘엘리베이터 월드 투어 홍콩’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홍콩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밀스 파브리카’가 개최한 대회에서도 대상과 스타일상을 거머쥐었다. 최근엔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여름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해 연말 대량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리를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가 아닌 패션과 기술의 결합체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을 수정하는 단계입니다. 오리를 앞세워 패션 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입니다.”

[홍콩 =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5호 (2017.04.26~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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