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세월호 아이들에게 띄운 편지

정철운 기자 입력 2017. 4. 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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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지난 21일 정규 4집 앨범 'Palette'를 선보였다.

앨범 더블 타이틀곡 '이름에게(Dear Name)'를 듣고 난 사람들 사이에서 이 노래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위한 추모곡이라는 반응이 등장하고 있다.

모든 보통사람이 그러했듯, 아이유 또한 자신의 스무 살 기억을 담아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참사 3주기 무렵 낸 앨범에서 이 곡을 세월호에서 떠난 아이들에게 띄웠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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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신규앨범 타이틀곡 ‘이름에게’, “들으며 세월호 생각나 눈물” 반응 이어져… 참사를 기억하는 저마다의 방식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꿈에서도 그리운 목소리는/이름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아/글썽이는 그 메아리만 돌아와/그 소리를 나 혼자서 들어/깨어질 듯이 차가워도/이번에는 결코 놓지 않을게/아득히 멀어진 그날의 두 손을/끝없이 길었던/짙고 어두운 밤사이로/조용히 사라진 네 소원을 알아/오래 기다릴게/반드시 너를 찾을게/보이지 않도록 멀어도/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아이유가 지난 21일 정규 4집 앨범 ‘Palette’를 선보였다. 앨범 더블 타이틀곡 ‘이름에게(Dear Name)’를 듣고 난 사람들 사이에서 이 노래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위한 추모곡이라는 반응이 등장하고 있다. 

“뱃고동소리 같은 전주부분도 그렇고 가사를 들을 때마다 이상하게 세월호가 연상된다”(Labis)는 반응에 “저도 듣는 순간 세월호가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Moderato),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아잉훗)와 같은 답글이 달렸다. 트위터 아이디 @ehdyto64는 “아이유의 ‘이름에게’를 듣는데 아이에게 부르는 노래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유년 뿐 아니라 세월호 속의 아이들까지 떠올리게 된다”고 적었다.

▲ 아이유 공식 페이스북 사진. ⓒ로엔
아이유는 스무 살이던 2014년 봄 세월호 참사를 마주했고 그 때 당시 콘서트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위해 기부했다. 모든 보통사람이 그러했듯, 아이유 또한 자신의 스무 살 기억을 담아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참사 3주기 무렵 낸 앨범에서 이 곡을 세월호에서 떠난 아이들에게 띄웠던 것은 아닐까.

어김없이 내 앞에 선 그 아이는/고개 숙여도 기어이 울지 않아/안쓰러워 손을 뻗으면 달아나/텅 빈 허공을 나 혼자 껴안아/에어질 듯이 아파와도/이번에는 결코 잊지 않을게/한참을 외로이 기다린 그 말을/끝없이 길었던/짙고 어두운 밤사이로/영원히 사라진 네 소원을 알아/오래 기다릴게/반드시 너를 찾을게/보이지 않도록 멀어도/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수없이 잃었던/춥고 모진 날 사이로/조용히 잊혀진 네 이름을 알아/멈추지 않을게/몇 번이라도 외칠게/믿을 수 없도록 멀어도/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이번에는 결코 잊지 않을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 “짙고 어두운 밤”,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와 같은 대목에선 세월호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다 차디차고 짙은 어둠에 갇혀버린 아이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아이유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우리는 이 곡을 통해 세월호를 떠올리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이 곡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이 곡을 들으며 2014년 4월27일 진도 팽목항 현지에서 단원고 2학년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의 JTBC인터뷰가 떠올랐다. 이호진씨는 팽목항에 있던 JTBC중계차로 찾아왔고, 손석희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아 이제 내가 죽는 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아이들이 눈을 감았을 텐데 그런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 아빠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부분이 한스럽습니다.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텐데 그 부분이 너무 한스러워요.…승현아. 사랑하는 내 새끼. 아빠는 아직도 승현이 너한테 줄 게 많은데. 아직도 줄게 많은데 승현아 꼭 좋은 세상 만나, 그래서 꼭 다시 태어나라. 미안해 아빠 용서할 수 있지 내 새끼 승현아 미안해.”

▲ 세월호 참사 추모 이미지.
박보영은 JTBC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이 끝난 뒤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극중 도봉순 같은 괴력이 생기면 어떤 일을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가벼운 말로 비칠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세월호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는 광화문 광장을 지나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전하며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있고, 해야 할 일이 많잖아요. 그래서 잊을 수 없고요”라고 말했다. 

미디어를 통해 참사를 접했던 이들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거나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거나 또는 곡을 만들거나 인터뷰를 통해 저마다의 추모를 계속하고 있다. 슬프고 아름다운 일상의 한 걸음이다. 그리고 아이유의 음악은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 때론 음악이 미디어보다 강력한 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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