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ALK]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박보영 | 자신감 甲 캐릭터 봉순 "대리만족에 행복해요"

박세연 2017. 4. 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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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27)은 스스로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고 했다. 대중이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늘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 매년 ‘올해는 나를 좀 더 믿고 사랑해보자’는 계획을 세우곤 한다는 그는 “생각보다 그게 잘 안 된다”며 배시시 웃었다.

화제의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JTBC)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음에도 불구, 박보영은 “이상하게 칭찬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았고 덕분에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지만 어차피 조금 있으면 인기나 호감이나 다 사라지는 거 아닌가 하는 허탈한 마음이 더 커요. 칭찬이나 호평은 그냥 해주시는 말 같은데 혹평이나 악플은 더 오래 가슴에 남고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이라서 그런지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떨어져요.”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고 여전히 소녀 같은 박보영의 입에서 나온 고백치고는 사뭇 충격적이다. 다재다능 재기 발랄 그 자체인 그녀는 왜 그렇게 자존감 바닥을 헤매는 걸까.

“연차가 쌓일수록 책임감이 커지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지친 것 같기도 하고…이유를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찍을 때도 박보영은 무엇보다 ‘자존감’ 면에서 봉순에게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 봉순이는 여러모로 안쓰러운 점이 많잖아요. 안아주고 싶은 느낌이 많이 들었고 촬영을 하면서도 봉순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모르게 저랑 비슷하다고 느꼈나봐요.”

장장 5개월 동안 ‘도봉순’과 동고동락한 박보영의 소회는 특별했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봉순이가 괴한을 퇴치하고 정의로운 일들을 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얻고 행복해질 때는 저도 저절로 연기하면서 흥이 났어요. 물론 봉순이가 내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좀 더 잘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긴 해요.”

봉순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대목이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기 힘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로도 주목받았다. 특히 작고 마른 체구의 박보영으로서는 현실에서 갖지 못한 감정을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단다. “제 체구가 워낙 작다 보니 제가 들 수 있는 물건도 남들이 들어줄 때가 종종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다’며 이를 악물곤 했는데, 봉순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드라마처럼 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죠. 또 능동적인 캐릭터에 대한 열망도 있었는데, 실제는 아니지만 정의로운 인물로 나서 바바리맨을 혼내줄 때도 기분이 좋았어요.”

‘힘쎈여자 도봉순’ 덕분에 박보영에게 따라붙는 ‘뽀블리(박보영 이름과 러블리의 합성어)’ 이미지는 한층 강화됐다.

“벗어나야겠단 생각은 아예 없어요. 물론 예전엔 ‘왜 나를 그렇게만 봐주실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까칠한 역할, 병약한 역할도 적잖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저 귀엽게만 봐주시는 게 이상하기도 했죠. 제가 어떤 모습, 어떤 역할을 하든 대중이 원하는 모습은 한 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던 중에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을 만났는데, 그때 제대로 느꼈죠. 아, 이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 같은 것이구나라고요(웃음).”

그는 향후 보여줄 작품들을 통해 이미지 변신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바와 대중이 원하는 지점의 절충점을 잘 찾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스스로에게 박한 것 같다”고 재차 덧붙인 박보영이지만, 이미 대중에 연기로써 큰 믿음을 심어준 그인 만큼, 조금은 자신에게 ‘여유’를 줘도 괜찮을 듯싶다. 알을 깨고 스스로 성장해나간 도봉순처럼.

[박세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psyon@mk.co.kr / 사진 : 유용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5호 (2017.04.26~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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