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야 토론회서 'MB아바타' 등 거론한 안철수 후보 전략의 '정치심리학'
23일 대선 후보들의 TV토론회 이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갑철수'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공격으로 풀이되는 이 단어를 토론회에서 꺼낸 이가 안 후보 본인이라는 점이다. '갑철수'를 직접 들고 나온 안 후보의 전략은 득이 됐을까, 실이 됐을까.
이날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무슨 말이냐는 취지로 다시 말해달라고 했고 이런 문답은 총 세 번 이뤄졌다. 갑철수인지 안철수인지를 묻는 안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는 정확히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딸 재산과 부인의 서울대 특혜 채용 의혹 등에 대해 언급했다. '갑철수'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도 있는 내용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안 후보의 생각과 달리 시청자들의 뇌리에는 '갑철수'만 남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라고 한다. 부정적인 정보가 나타나면 다른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비중을 두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갑철수'라는 부정적인 단어는 갑철수가 아니라는 긍정적인 정보보다 인상을 형성하는 데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와 관련해 "누가 준비했는지 모르겠으나 정치적으로 최악의 질문"이라고 주장하며 "문재인의 부정 답변에도 불구하고, 이제 시청자의 기억에는 MB 아바타, 갑철수라는 단어만 남게 된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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