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숨은 공신' 테어 슈테겐, 바르사 최다 선방 신기록

2017. 4. 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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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어 슈테겐, 레알전 선방 12회. 이는 OPTA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04 시즌 이래로 바르사 골키퍼가 기록한 라 리가 한 경기 최다 선방 기록. 볼 터치 68회로 수비진에선 세르지 다음으로 최다. 패스 성공률 83.7%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수문장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무려 12회나 상대 슈팅을 저지하며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구단 역사상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한 경기 최다 선방 기록을 수립했다.

바르사가 레알과의 라 리가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동점골과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에이스 리오넬 메시였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메시의 영웅 등극도 없었을 것이다.

사실 경기 내용만 놓고 본다면 홈팀 레알이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부딪혔음에도 더 위협적인 공격을 구사했다. 실제 레알은 슈팅 숫자에서 22대16으로 바르사에 우위를 점했다. 유효 슈팅에서도 14대9로 앞섰다. 경기 초반부터 레알은 빠른 스피드를 살려 바르사의 골문을 연신 위협해 나갔다.

하지만 레알의 날카로운 공격은 번번히 테어 슈테겐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레알은 5분경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테어 슈테겐 정면으로 향했다. 21분경에도 호날두는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테어 슈테겐의 손 끝에 막혔다.

테어 슈테겐은 27분경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카세미루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는 라모스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온 상황에서 테어 슈테겐은 라모스를 막기 위해 이동한 상태였기에 저지할 수 없었다. 즉 테어 슈테겐의 실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행히 바르사는 33분경 메시가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홈에서 동점을 허용한 레알은 한층 공격에 박차를 가하며 바르사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테어 슈테겐의 선방쇼가 펼쳐졌다. 테어 슈테겐은 35분경 루카 모드리치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선방해냈다. 48분경엔 토니 크로스의 골과 다름 없는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몸을 날려 손끝으로 쳐냈다. 53분경에도 카림 벤제마가 테어 슈테겐 바로 앞에서 시도한 헤딩 슈팅을 발로 쳐내는 신기를 펼쳐보였다.

위기 뒤에 찬스라고 했던가? 바르사는 72분경 이반 라키티치의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 골로 2-1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비록 테어 슈테겐은 85분경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긴 했으나 89분경 자칫 추가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던 장면에서 마르코 아센시오의 구석으로 향하는 기습적인 슈팅을 선방해냈다. 결국 바르사는 경기 종료 직전 메시의 극적인 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할 수 있었다.

테어 슈테겐을 의식해서였을까? 첫 2번의 슈팅이 모두 테어 슈테겐의 선방에 막힌 레알 에이스 호날두는 이후 연신 그답지 않게 골문을 크게 벗어나는 슈팅 실수를 저질렀다. 특히 67분경 호날두는 완벽한 득점 찬스에서 마르코 아센시오의 땅볼 크로스를 크게 골대를 넘어가는 슈팅으로 연결하는 우를 범했다.

비단 선방이 전부가 아니다. 테어 슈테겐은 영리하게 각도를 좁히고 나오면서 레알 선수들이 편하게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 괴롭혔다. 이에 더해 볼 터치 68회로 바르사 수비진에선 세르지 로베르토(73회) 다음으로 많았고, 패스 성공률도 83.7%를 기록하며 바르사의 장기인 빌드업 플레이에 있어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는 2실점을 허용한 골키퍼가 잘 했다는 평가를 듣기는 어렵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은 레알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며 메시와 함께 바르사의 승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적어로 바르사 수비에 있어 가장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는 바로 테어 슈테겐이었다.

한편 레알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도 이 경기에서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6회의 슈팅을 막아냈으나 팀이 패하는 바람에 다소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테어 슈테겐과 나바스의 선방 대결은 왜 엘 클라시코가 세계 최고의 더비로 불리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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