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차명회사 지원 안 들어주자 최태원 '세 가지 현안' 해결도 무산

구교형 기자 2017. 4.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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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신동빈과 달리 뇌물 기소 모면

SK그룹 최태원 회장(57)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요청한 최순실씨(61·구속 기소)에 대한 지원을 들어주지 않은 뒤 그룹 3대 현안 해결 모두 무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덕분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불구속 기소)과 달리 최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되지 않은 것은 알려졌다.

2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와대 안가에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58·구속 기소)이 배석한 상태에서 최 회장과 40분간 면담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구했고, 이에 최 회장은 워커힐호텔 면세점 사업 지속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성사, 구속 수감 중인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조기 석방을 요청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서 받은 자료들을 SK그룹 측에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관련 자료를 받은 안 전 수석은 이를 이형희 SK텔레콤 총괄부사장에게 전달했다.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명함과 최씨의 차명회사 더블루K 소개서, 가이드러너(시각장애인 운동선수 곁에서 함께 경기하며 완주를 돕는 선수) 연구용역 제안서와 전문학교 설립 기획안, 펜싱·배드민턴·테니스 해외훈련 계획·예산표 등이다.

곧이어 2월29일 SK그룹 CR팀 회의실에서 박영춘 CR팀장(전무)이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만났다. 정 전 사무총장은 “가이드러너 연구용역비 4억원을 더블루K에, 가이드러너 전문학교 설립·운영비 35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펜싱 등 해외전지훈련비 50억원을 비덱스포츠에 지원해달라”며 모두 89억원을 요구했다. 이후 4월 하순까지 양측 간에 협상이 계속되다 결국 결렬됐다. 이후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에서 부탁한 현안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7월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했고, 7월29일 최 부회장이 3년3개월간의 수형 생활을 끝내고 가석방 됐지만 이미 전체 형기의 94%를 채운 상태였다. 12월17일에는 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받은 롯데와 달리 워커힐면세점은 탈락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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