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농협강도는 동네 농부 .. 45구경 총 어디서 났나 수사

김정석 2017. 4. 2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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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로 자전거 추적해 잡혀
"빚 많아서 범행했다" 진술
실탄 1943년 미국서 생산된 것
경북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을 턴 총기강도 용의자가 22일 경산서로 압송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한 농협에 권총을 들고 들어가 현금을 털었다가 55시간 만에 붙잡힌 용의자 김모(43)씨는 범행 현장에서 6㎞ 정도 떨어진 곳에서 대추와 복숭아·감 농사를 짓는 농부인 것으로 23일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시인했으며 “빚이 많아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권총 한 정을 김씨의 주거지에서 7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권총은 실탄 11발과 함께 지하수 관정에 버려져 있었다. 이 권총은 45구경으로 탄창을 손잡이 쪽에 끼우는 방식이다. 김씨는 지난 20일 오전 농협 하남지점에 권총을 들고 들어가 창구 직원을 위협한 뒤 총알 한 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일단 이 권총이 사제 권총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김씨가 실탄 18발을 감췄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나머지 실탄도 찾고 있다.

경찰은 또한 권총과 실탄 입수 경로도 조사하고 있다. 실탄은 1943년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다. 정상진 경북 경산경찰서장은 “지금까지 총기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총기 입수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장갑까지 한 상태에서 미리 준비해 간 천가방을 창구 직원에게 던지며 돈을 담게 했다. 그는 창구에 있던 현금 1563만원을 챙기게 한 뒤 불과 4분 만에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이 드문 농촌 지역 은행에서 손님이 뜸한 점심시간을 이용했으며, 번호 추적이 힘든 자전거로 도주했다가 근처에 세워둔 화물차에 자전거를 싣고 달아났다. 범행 후에도 충북 단양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모임에 가족과 함께 참석했을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김씨는 결국 자전거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 사건 현장에서 3.2㎞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둔 1t 화물차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도주했지만 짐칸을 가리지 않고 달아난 것이 실책이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샅샅이 뒤지던 중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가는 화물차를 발견했다. 자전거가 범인이 타고 간 자전거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 화물차 운전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문제의 자전거는 김씨 집 근처 창고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훔친 1563만원 중 1190만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돈을 어디에 썼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사실과 대략적 이유는 부분적으로 인정했으나 정확한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고 했다. 김씨가 살던 남산면 지역 주민들은 그에 대해 “평소 성실하고 농사일만 알던 사람”이라며 “이런 일을 저지를 것이라곤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경산=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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