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북한에 보내는 통지문 작성에 관여"

김성환 2017. 4. 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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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23일 2007년 북한 유엔결의안 기권결정 과정의 문건을 공개함에 따라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북한 통보 이전에 기권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문 후보 캠프는 이미 기권 결정을 내린 후에도 송 전 장관이 "유엔 남북대표부간 접촉 결과 유엔결의안에 찬성하더라도 북한의 반발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통지문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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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측, 宋 반박 메모 전문 공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송민순 문건'논란 관련 해명을 위해 23일 공개한 자료. 2007년 11월 18일 회의를 박선원 안보전략비서관이 기록한 요약한 것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권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재인 후보 측 제공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23일 2007년 북한 유엔결의안 기권결정 과정의 문건을 공개함에 따라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북한 통보 이전에 기권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후 북한에 보낸 통지문의 성격을 두고선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통지문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 후보 캠프가 이날 공개한 2007년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 메모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에는 기권하는 것으로 하자”고 돼 있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16일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나와 비서실장을 보면서 우리 입장을 잘 정리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적은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2007년 11월 18일 청와대 서별관의 안보장관조정회의에 배석했던 박선원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의 메모도 공개하며 송 전 장관의 주장이 잘못 됐음을 거듭 확인했다. 18일 회의 메모에도 백종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 “16일 VIP(노 대통령)께 보고 드렸으나, 의견이 갈려서 기권으로 VIP께서 정리”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송 전 장관의 반발로 열린 18일 회의에서 통지문을 보내기로 한 것을 두고선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다. 송 전 장관이 최근 공개한 북한의 입장문이 통지문에 대한 답장 성격이기 때문이다. 송 전 장관은 북한의 입장문을 근거로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문 후보 캠프는 이미 기권 결정을 내린 후에도 송 전 장관이 “유엔 남북대표부간 접촉 결과 유엔결의안에 찬성하더라도 북한의 반발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통지문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통지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송 전 장관도 관여했다는 게 문 후보 캠프 주장이다. 박 비서관의 메모에는 당시 기권 입장을 강력 주장했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걸 놓고 북한과 사전 접촉할 필요가 없음”이라는 입장을 낸 반면, 송 전 장관은 “북에 사전 양해를 구해야 할 일이라면 차라리 시도하지 않는 것이 낫다”면서도 “최대한 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했듯이 올해도 이렇게 간다’는 정도로 설명해서 북의 반응에 따라 보고해서 결정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 전 장관이 북한에 통보성 메시지를 보낸 뒤 반응을 떠보자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윤병세 당시 외교안보수석(현 외교부 장관)이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 캠프가 이날 설명한 당시 통지문에는 “우리가 (북한인권결의안에) 어떤 입장을 취하든지 간에 10ㆍ4 남북정상선언을 비롯한 남북간 합의사항을 적극 실천해나간다는 우리의 의지는 분명하며 남북간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 후보의 역할에 대한 시각 차도 크다. 송 전 장관은 18일 서별관 회의를 문 후보가 주도해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의 메모에는 문 후보가 “기권한다는 것은 정무적으로 큰 부담”이라며 “연말까지 북에 지원하는데 여러 비판이 있을 수 있어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면 그런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 오히려 결의안 찬성 의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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