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야스아키 한국후지제록스 사장 "스캔만 하면 자동번역..AI복사기 아시나요"

김동은 2017. 4. 2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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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 아닌 서비스업체로 변신..문서관리 솔루션서 매출 절반
매년 두자릿수 성장 이어갈것
"사무기기 관리만 제대로 해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확 올라갑니다."

후지제록스는 복사기의 대명사로 통한다. 세계 최초로 자동복사기를 만든 곳도, 처음 컬러복사기를 개발한 곳도 모두 후지제록스다. 복사기를 그저 '제록스'라 부른 시절이 있었을 정도다. 이제 후지제록스는 단순한 복사기 생산·대여 업체가 아니다. 매출의 절반이 사무관리 솔루션 등 솔루션·서비스 부문에서 창출된다. 우에노 야스아키 한국후지제록스 사장은 "후지제록스는 더 이상 제조업체가 아닙니다. 문서관리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고 강조했다.

"후지제록스의 변신은 2007년 '복사기'로부터의 졸업을 선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금융위기가 터지자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내세웠죠. 사무용 복합기를 생산·대여하는 후지제록스의 기존 사업형태로는 변화에 대응할 수 없었습니다.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의 문서관리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바꿔주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문서관리 솔루션·서비스란 고객의 문서관리 업무 전반을 분석해 가장 잘 맞는 문서출력 시스템을 제안하고, 문서출력 기기와 소모품를 포함해 일체의 유지보수 관리를 도맡는 서비스다.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고객들이 생소한 문서관리 솔루션 사용을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고객님은 정말 가치 있는 중점 업무에만 집중하세요. 한국후지제록스는 문서·사무기기 관리와 같은 비핵심 업무를 대신해 불필요한 간접비용을 절감해 드리겠습니다'라며 설득했죠."

국내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 계기는 2013년 서울특별시가 문서관리 솔루션인 '통합문서관리 서비스(MPS)'를 채택하면서부터다.

"서울시 청사를 방문해 보니 많은 직원이 개인용 프린터를 책상 위에 하나씩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프린터가 가동되는 횟수는 많지 않았죠. 컨설팅을 통해 쓸모없는 프린터와 복사기는 모두 없애고 서울시 문서 생산량에 적합한 복합기를 골라 직원들의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에 배치했습니다."

이를 통해 후지제록스는 500대가 넘던 서울시청의 사무기기를 단 139대로 줄일 수 있었다. 연간 182억원에 가까운 비용 절감에다 30% 이상의 종이 사용 절감 효과까지 가져왔다. 이러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MPS 도입을 시작했다.

우에노 사장은 "기업들이 사무기기를 운용할 때는 총무 담당자가 감각적으로 기기 종류와 수량, 위치 등을 결정하지만 후지제록스는 수십 년간 쌓인 고객분석 데이터에 기반해 솔루션을 만들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후지제록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여러 가지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올해 초 내놓은 클라우드 기반의 신제품들도 그중 하나다. 예를 들어 '스캔번역 서비스'는 문서를 복합기에 넣고 스캔하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원하는 언어로 자동 번역해 출력해 주는 서비스다. 문서를 스캔하면서 종이에 적힌 텍스트를 번역 프로그램과 연결된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면 번역이 자동으로 이뤄진 뒤 프린트되는 것이다.

우에노 사장은 "이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S워드로 작성한 문서는 MS워드 형태로,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문서는 파워포인트 형태로 원본 포맷을 유지하면서 번역·출력된다는 점"이라고 자랑했다.

사무기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은 회의실에 놓인 사무기기가 회의실 영상과 인간들이 나누는 언어를 분석해 회의가 시작되기 전 필요한 자료를 스스로 준비하고 자동으로 회의록을 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왜 이런 서비스가 필요할까? 그는 "앞으로 노동 가능한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이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우에노 사장은 한국의 사무관리 솔루션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후지제록스의 매출액도 지난해 연 4000억원대에서 조만간 5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무관리 솔루션 사업의 경우 경제성장률과 크게 관계없는 분야기 때문에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우에노 야스아키 사장은

△1960년 출생 △1983년 일본 도쿄이과대학 졸업, 후지제록스 입사 △1992년 후지제록스 해외 OEM 사업기획부 △1999년 제록스 인터내셔널 파트너스(XIP) 상품기획 매니저 △2005년 제록스 인터내셔널 파트너스(XIP) 부사장 △2008년 후지제록스 상품개발본부 OEM 영업부장 △2010년 7월~현재 한국후지제록스 대표이사 사장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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