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리안츠생명 요스 라우어리어 사장 "청약도 상담도 모두 온라인으로 합니다"

김태성 2017. 4. 2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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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한국서 살아온 '아재' 노량진횟집서 소주도 즐겨
작년 中안방보험이 인수해 3분기 'ABL생명' 재출범
올 보험과 핀테크 결합한 인슈테크로 흑자전환 할것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대표 외국계 보험회사인 알리안츠생명을 이끌고 있는 요스 라우어리어 사장.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그의 금발과 푸른 눈을 보면 전형적인 '유럽 남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하지만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예상치 않게 배어나오는 한국 아저씨 같은 모습에 왠지 모를 친밀감을 느끼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로 그는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15년째 단골인 노량진수산시장 횟집에 들러 선어회와 소주를 즐기는 '아재 취미'를 갖고 있다. 여기에 한국인 부인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셋을 뒀고 집에서는 '핑구'라는 이름의 진돗개까지 키울 만큼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그와 한국의 인연은 올해까지 햇수로만 17년에 달한다. 2001년 ING그룹 계열사인 포스트뱅크 영업팀 리더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고, 2년 뒤인 2003년에는 한국ING생명 운용총괄임원을 맡았다. 라우어리어 사장은 "보험전문가로서 커리어 중 절반 이상은 모두 한국에서 쌓은 것"이라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누구보다도 한국과 소비자들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있어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도전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알리안츠생명이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품을 떠나 지난해 말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후 안방보험의 일원으로 한국시장에서 활약하는 첫해이기 때문이다. 오는 3분기부터는 알리안츠생명이라는 기존 사명도 'ABL생명'으로 바꾼다.

라우어리어 사장은 "새롭게 바뀌는 사명에는 대주주인 안방보험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것뿐 아니라 회사가 그동안 쌓아온 한국시장에서의 오랜 역사를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 이름인 ABL은 '더 나은 삶(A Better Life)을 영위하도록 헌신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동시에로고 색깔로 고른 다홍색은 모기업뿐 아니라 현 알리안츠생명의 전신인 제일생명의 빨간색을 계승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954년 설립된 제일생명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생명보험사로 보험인 양성 교육기관을 업계 최초로 만들고 1970년대에 이미 계약자에 대한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당시에는 국내 보험시장에 파란을 가져온 '혁신의 아이콘'으로 유명했다.

총자산 규모만 442조원인 안방보험의 품에 안긴 첫해에 라우어리어 사장이 꺼내든 카드는 '인슈테크(보험+핀테크)'다. 보험에 정보기술(IT)을 충실히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는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의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 라우어리어 사장은 "한국인들이 디지털 문화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여기에 맞춘 신기술 도입으로 전속채널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주장하는 인슈테크의 핵심은 '전자청약'이다. 현재 알리안츠생명 설계사를 통해 이뤄지는 보험청약의 75%는 종이서류가 전혀 필요 없는 디지털 계약으로 이뤄진다. 설계사들의 태블릿PC를 통해 약관 설명부터 고객 서명까지 한 번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알리안츠생명이 개발한 전자청약 시스템은 현재 일부 GA(보험대리점)와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사용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

라우어리어 사장은 "내년에는 전자청약 비중을 100%로 끌어올려 업계 최초로 모든 설계사 계약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7월부터는 국내 보험사 최초로 화상 비디오 상담 서비스도 도입한다. 자신의 보험 계약에 대해 궁금증이 있거나 불만 사항을 이야기하려는 가입자에게 기존의 단순한 음성 상담을 벗어나 얼굴을 맞댄 상담을 통해 더 많은 친밀감을 주고 보험 관련 정보 역시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전략이다. 고객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보험사업의 핵심인 계약 유지율을 예측하고 이에 맞는 장기 고객 확보 대책을 세우는 현행 시스템도 올해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계획이다.

그동안 변액·보장성보험에만 치중했던 상품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 그는 "알리안츠그룹이 대주주로 있을 때는 너무 엄격한 유럽의 감독기준 탓에 상품 구색을 강화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며 "이제는 족쇄가 풀린 만큼 올 한 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이전보다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보험사 건전성 감독기준인 솔벤시II(SolvencyII) 규제를 의식한 과거 대주주인 알리안츠그룹은 한국알리안츠생명의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지시켰다. 2015년부터 2년간 계속된 이 조치 탓에 알리안츠생명의 수익은 쪼그라들었고 결국 지난해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알리안츠생명이 안방보험의 품에 안긴 직후인 올해 초 발 빠르게 저축성보험 신상품을 내놓고 판매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덕분에 이 회사가 올해 1분기 거둔 초회 보험료 총액은 이미 작년 한 해 실적에 육박할 정도다.

저축성보험 판매 재개는 그동안 주춤했던 은행에서의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은행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상품 대부분은 보장성보다는 납입액수가 큰 저축성보험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2021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지난 3월 알리안츠생명은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으로부터 주주배정방식으로 218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이 덕분에 200% 수준이던 RBC(지급여력) 비율은 약 30%포인트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만큼 향후 증자를 포함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국내 보험시장과 관련해 그는 "남성 중심의 전문설계사를 꾸리거나 텔레마케팅 영업만 하는 등 차별화를 도모한 곳들은 지금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불행히도 기존의 알리안츠생명은 전통만 고수하면서 다른 회사를 따라 하기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는 사명 변경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완전히 다른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며 "올해 매출을 지난해의 두 배까지 늘리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요스 라우어리어 사장은

△1974년 네덜란드 출생 △200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졸업 △2003년 한국ING생명 운용총괄임원 △2007년 일본ING생명 부사장 △2008년 ING 아태지역 COO △2011년 말레이시아ING보험 버하드 CMO △2013년 네덜란드ING그룹 보험부문 운용리스크관리 총괄임원 △2013년 알리안츠생명 COO △2016년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 사장

[김태성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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