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신 상태.. 신체접촉(?)" 숙명여대생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된 동국대, 사과문 논란
지난 21일 오후 9시 30분쯤 동국대학교 남학생이 숙명여자대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한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학생이 소속된 동국대학교 학생회에서는 사과에 나섰지만, 사과문에 가해학생을 옹호하는 듯한 표현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은 사건 당일인 21일 오후 11시 28분 페이스북 페이지 '동국대학교 대나무숲'에 숙명여대 재학 중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이 동국대 학생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학교에 진입해 숙대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알리면서다.
이후 추가로 올라온 글에는 "21일 청파경찰서 관할 경찰에 의해 한 남성이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며 "팔에 17학번 X학잠(학과 점퍼)을 입은 남성이 학교 건물 내부에서 학우의 어깨를 강제로 끌어안았다. 학우가 반항하다 이 남성에게 발길질을 당했다"고 쓰여 있다.
이 네티즌은 "이후 건물 내부에 있던 학우들과 경비에 의해 도주한 남성이 붙잡혔으며 출동한 경찰에게 연행됐다"며 "동국대학교 재학생이면 조심하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고, 재학생이 아닐 경우 과잠이 유출돼 동국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쓴다"고 밝혔다.
이 게시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동국대 학생회 측은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사과문에 성추행을 신체접촉이라 표현하고, 가해학생이 만취상태였음을 강조해 더 큰 비난을 받았다.
학생회 측은 "가해학우가 술을 마신 상태여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물어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22일 10시19분에 다시 얘기를 했다"며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으며 발길질을 한 행위에 대해 피해학우가 직접 폭행을 당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사과문에는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단순한 신체접촉이 아니라는 지적과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면 사건현장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성추행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된 가해자를 옹호한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학생회는 2차 사과문을 다시 게시했다.
학생회 측은 "가해 학생이 저지른 일은 단순 신체 접촉이 아닌 명백한 성추행"이라며 "법적 처벌과 별개로 교내에서도 처벌이 이뤄지도록 학교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가해학생도 공개 사과문을 통해 "제가 어떤 상태에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변명하지 않겠다"며 "숙명여대 교내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난동을 부려 피해를 입히고 많은 학우분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점 고개 숙여 다시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피해자 분께 지울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남겨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더불어 이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셨을 숙명여대 학생 및 관계자 분들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저희 과를 비롯한 동국대학교 전체에 먹칠을 하고 하루 종일 혼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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