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볼수록 달랐던 상주의 새로운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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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은 휴가를 나갈 때 고이 아껴뒀던 새 옷을 꺼내 입는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새 옷을 꺼내 입은 군인들에게 "뭐가 달라진 거냐"며 물을 때도 있다.
상주 상무는 새로운 전술 옷을 꺼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지난 라운드 전북 현대전 참패를 극복하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함인지 선수들을 새로운 자리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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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군인들은 휴가를 나갈 때 고이 아껴뒀던 새 옷을 꺼내 입는다. 깔끔한 모습으로 모두를 만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새 옷을 꺼내 입은 군인들에게 “뭐가 달라진 거냐”며 물을 때도 있다. 헌 옷과 새 옷의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어서다. 이날 경기가 군인들의 이런 일화와 같았다. 상주 상무는 새로운 전술 옷을 꺼냈다. 언뜻 보면 다른 게 없는 듯했으나, 자세히 볼수록 뭔가 달랐다. 물론 좋은 뜻에서다.
상주는 23일 오후 3시 상주 시민운동장서 킥오프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7라운드 광주 FC전서 1-0으로 이겼다. 상주는 전반 8분 팀플레이로 윤동민이 한 골을 뽑았고 그들의 구역으로 원정을 온 광주에 패배를 안겨 돌려보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지난 라운드 전북 현대전 참패를 극복하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함인지 선수들을 새로운 자리에 배치했다. 대개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상주엔 나름 파격 변신이었다. 규율을 중시하던 군인들이 관습에서 탈피해 도전에 나선다는 느낌을 줬다.
후방 수비 라인은 좌측부터 홍철-이경렬-윤준성-김태환이 담당했다. 특별했던 건 그 앞부터였다. 평소 측면 활동이 잦았던 김성주가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됐고, 센터백 자원이던 김남춘이 앞으로 전진해 볼란치 역을 수행했다. 나머지 미드필더 한 자리는 유준수가 채웠고, 앞쪽엔 주민규를 중심으로 김호남과 윤동민이 공격을 주도했다.
공격의 많은 부분은 김성주의 왼발에서 시작됐다. 김성주는 은근 질 좋은 패스를 연발하며 팀 공격을 컨트롤했다. 김성주의 발끝에서 시작된 파동은 홍철 혹은 김호남을 거쳐 커졌는데, 상주는 이 과정서 선제골을 잡았다. 홍철은 풀백이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교과서 같은 움직임으로 팀의 선제골을 도왔다. 전방의 윤동민은 홍철의 크로스를 살짝 밀어 넣었다.
수비 라인 앞에 버티고 선 김남춘도 광주 미드필더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힘을 보탰다. 광주 김민혁과 이우혁은 볼을 소유하는 데 애를 먹었는데, 이 과정서 김남춘의 존재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준수와 김성주의 협업도 좋았으나, 수비적 임무에선 확실히 김남춘의 공이 커 보였다.
상주가 경기를 푸는 방식은 평소와 비슷하며 조금은 달랐다. 측면에서 빌드업을 시작해 중앙으로 오밀조밀하게 공을 옮겼는데, 김호남을 비롯한 측면 성향을 띤 공격진들이 자주 중앙으로 흡수되며, 그 자리는 홍철과 김태환이 적극적으로 메웠다. 전술을 통해 공격 상황마다 순간적 수적 우위를 점한 셈이다. 대충 보면 평소와 같이 유기적이었으나, 그 유기적이었던 연유가 조금은 달랐다. 특히 김성주와 김남춘 덕택에 자세히 볼수록 더욱 달랐던 이날의 상주였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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