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강도 높은 '대북 경고'..北 6차 핵실험 가능할까?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7. 4. 23. 16: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관영언론, 北 도발 전제로 "원유 공급 축소·美 정밀타격 시 군사 개입 안한다"고 밝혀..北 대응 관심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中 관영언론, 北 도발 전제로 "원유 공급 축소·美 정밀타격 시 군사 개입 안한다"고 밝혀…北 대응 관심]

오는 25일 북한의 추가 핵·미사일 실험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중국이 관영언론의 입을 빌려 북한에게 더 높은 수위로 엄중 경고를 보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강행을 전제로 미국이 ‘외과수술식’ 타격에 나선다고 해도 중국은 군사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북한 핵 실험을 전제로 ‘원유 공급 축소’를 통한 경제 제재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언론은 2가지 제재 모두 ‘정권 교체’나 ‘원유 공급 전면 중단’ 같은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북한을 향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미국에게 내비치는 한편 ‘전략적 완충지대’를 잃게 될 북한 정권 붕괴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중국 특유의 원칙을 보여준다.

23일 중국 신징바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적개심을 버리지 않는 한 대화를 재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징바오는 “북한에 따르면 미국은 미국-북한 간 대화 실패 책임을 북한에게 돌리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군사행동 정책을 변호하려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적 대북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도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생각이 없다”고 소개했다.

신징바오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지난 21일 담화문을 인용해 “북한군은 이미 충분한 준비를 끝냈고, 미국이 대결을 원한다면 북한도 끝까지 가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북한이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오는 25일 북한군 창건일이 북한 문제 해결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 북한이 지난 16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선 상황이어서 불과 9일 간격으로 6차 핵 실험이나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에 나설 경우 북·미 관계나 북·중 관계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中, 관영언론 입 빌려 북한 추가 도발에 ‘강력 경고’

중국은 관영언론의 입을 빌려 이전보다 훨씬 강경한 톤으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환추스바오는 지난 22일 사설을 통해 “만약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에 나선다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틀에서 더 강화된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라며 “북한에 제공하던 원유를 대폭 줄이는 것이 그 제재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환추스바오는 “북한이 원유 공급분 대부분을 잃는다면 공업 분야 전반에 연쇄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것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려는 평양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덧붙였다.

환추스바오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전제로 미국의 관련 시설 타격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이례적으로 밝혔다. 이 신문은 “북한이 엄중한 핵 ·미사일 활동을 계속 전개한다면 미국이 관련 시설의 외과수술식 타격에 나서더라도 베이징은 군사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과수술식 타격은 추가 피해가 없는 정밀 타격을 말하는 것으로 1994년 클린턴 대통령 당시에도 검토한 바 있다.

환추스바오는 그러나 중국이 ‘원유 공급 축소’나 ‘외과수술 식 타격’ 같은 마지노선을 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원유 공급은 축소하겠지만 경제적 재앙을 줄 수 있는 ‘전면 중단’까지는 수용할 수 없고, 미국의 군사 행동이 지상전이나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중국군이 반드시 개입하겠다고 피력한 것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최고 지도부의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는 환추스바오의 이번 사설은 그 강도 면에서 이전보다 수위가 높다”며 “결국 중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더 강력한 제재로 대응하겠지만 북한 정권 교체는 절대 바라지 않는다는 이중적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밝혔다.

◇북·중 국경은 긴장 고조, 국산 항공모함 진수식도


이처럼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CNN 등에 따르면 북한과 인접한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부대는 북한 핵 실험 등에 대비해 ‘비상경계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군은 이 같은 경계령을 공식 부인했다. 중국군은 이에 앞서 지상군 15만명의 북한 접경지역 파견설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군이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내 인민군 이동을 감시하고 있고, 북·중 접경 지역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맞는 사실로 알려졌다.

이날 중국군은 다롄조선소에서 첫 국산 항공모함(항모)인 산둥함(가칭) 진수식도 단행했다. 001A형으로 불리는 이 항모는 길이 315m, 폭 75m로 7만톤급으로 알려졌다. 소련 항모를 개조한 중국 최초 항모 랴오닝함과 달리 산둥함은 레이더와 통신, 무기 등을 모두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북한문제 대화 해결 가능”

긴장은 높아지고 있지만 대화 가능성이 물 건너 가진 않았다. 전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를 방문 중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협약으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적 해결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미국 동맹국들과 중국이 (북한을 향한)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역사적 목표를 평화적 수단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하반기 중국 방문도 확실시 되며 미·중 관계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일보망은 지난 22일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추이톈카이 대사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 하반기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추이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를 중국대사관 춘절 행사에 오게 해 미·중 갈등을 푼 인물로 꼽힌다.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gog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