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세월호서 자판기 하나 꺼내는데 5시간이나 걸리다니"

박대로 2017. 4. 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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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육상거치 후 12일째이자 선내 진입 후 5일째인 23일 세월호 선체에서는 수색 작업이 지속하고 있었다.

이 물체는 전날 수색작업 과정에서 떼어낸 자판기였다.

작업자들과 함께 선체 내부에 들어가봤던 권씨는 우현에서의 작업 장면을 보며 "우현에서 크레인으로 (각종 집기류를)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우현 선미 쪽은 텅 비어 있다"며 우현을 통한 진입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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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시스】박대로 기자 = 세월호 육상거치 후 12일째이자 선내 진입 후 5일째인 23일 세월호 선체에서는 수색 작업이 지속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전남 목포신항만 철재부두 부근 하치장에는 초록빛을 띤 사람 키 만한 직육면체 형태의 물체가 너부러져 있었다. 이 물체는 전날 수색작업 과정에서 떼어낸 자판기였다. 자판기는 전날 선체 좌현(바닥을 향하고 있는 쪽) 4층 선수 진출입구를 통해 3년 만에 밖으로 나왔다.

일반인 미수습자 권재근·혁규 부자의 가족인 권오복씨는 수색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판기를 꺼내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권씨는 "7~8명이 붙어서 5시간 만에 자판기를 떼어냈다"며 "꺼내서 다시 수리해서 쓸 것도 아닌데. 망치로 부숴서 꺼내면 1시간이면 꺼낼 것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런 방식으로 어느 세월에 (수색을) 끝내겠냐"고 한탄했다.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 미수습자가족 컨테이너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본 선체 내부 수색 모습. 코리아쌀베지 작업자들이 손으로 펄과 지장물을 제거하고 있다. 세월호 좌현 선수(사진 위 왼쪽), 좌현 쪽 선수와 선미 중간(사진 위 오른쪽), 우현 램프 인근(사진 아래 왼쪽), 선수 좌현 데크 부분(사진 아래 오른쪽). 2017.04.23. hgryu77@newsis.com

그렇게 공을 들여 꺼냈지만 정작 그 자판기는 하치장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자판기가 너부러진 곳 바로 옆에는 인양 과정에서 절단된 좌현 램프가 말없이 놓여 있었다.

권씨의 말처럼 좌현 쪽에서의 작업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우현 쪽(하늘을 향하는 쪽)에서 좌현으로 떨어진 각종 구조물과 집기류,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진흙을 꺼내느라 아직도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좌현 4층 선수 쪽에만 이미 진출입구 3개를 뚫었지만 미수습자 찾기와 침몰 증거 보전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느라 여전히 과감하게 작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서 코리아쌀베지 작업자들이 세월호 선체 우현 부분에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펄과 지장물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2017.04.23. hgryu77@newsis.com

반면 전날부터 시작한 우현 쪽 진입 작업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각종 구조물과 집기류가 좌현 쪽으로 이미 낙하해버린 탓에 우현 쪽에는 공간이 많고 이 때문에 작업자들이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작업자 5~6명이 한꺼번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포착돼 우현 쪽의 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함을 짐작케 했다.

미수습자 가족은 우현에서의 작업이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작업자들과 함께 선체 내부에 들어가봤던 권씨는 우현에서의 작업 장면을 보며 "우현에서 크레인으로 (각종 집기류를)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우현 선미 쪽은 텅 비어 있다"며 우현을 통한 진입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출했다.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 미수습자가족 컨테이너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본 선체 내부 수색 모습. 코리아쌀베지 작업자들이 손으로 펄과 지장물을 제거하고 있다. 세월호 좌현 쪽 선수와 선미 중간. 2017.04.23. hgryu77@newsis.com

이처럼 좌현과 우현에서 동시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미수습자 가족들의 기다림이 언제쯤 끝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한 수색 끝에 미수습자가 발견되더라도 신원 확인에는 최소 3주가 걸리므로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해수부의 통보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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