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자들 대피 돕다 숨진 단원고 교사, 순직군경으로 예우해야"

2017. 4. 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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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의 대피를 돕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교사를 '순직공무원'이 아닌 '순직군경'으로 예우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단독 소병진 판사는 세월호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 이모 교사(당시 32세)의 아내가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내 국가유공자(순직군경) 유족 등록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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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의 대피를 돕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교사를 ‘순직공무원’이 아닌 ‘순직군경’으로 예우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단독 소병진 판사는 세월호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 이모 교사(당시 32세)의 아내가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내 국가유공자(순직군경) 유족 등록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인천보훈지청이 2015년 7월 이 교사의 아내에게 내린 순직군경유족 등록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명령했다.

소 판사는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학생들을 구조한 이 교사는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 군인, 경찰·소방공무원이 담당하는 위험한 업무를 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순직군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4층 선실에 있다가 바닷물이 밀려들어 오자, 학생들을 출입구로 대피시키고 갑판 난간에 매달린 제자 10여 명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줬다. 그 뒤 선실 안으로 들어가 남아 있는 학생들을 구조하려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5월 5일 세월호 내 4층 학생용 선실에서 제자들의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이 교사의 아내는 2014년 6월 인천보훈지청에 남편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한 뒤 이듬해 2월 자신을 순직군경유족으로 등록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인천보훈지청은 이 교사가 순직군경이 아닌 순직공무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교사의 아내도 순직군경유족이 아닌 순직공무원 유족으로만 등록한다고 처분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순직군경은 특별한 제외 대상이 아닌 경우 대부분 현충원에 안장되지만, 순직공무원은 국립묘지법에 따른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순직군경유족도 별도의 보상금을 받는 등 순직 공무원 유족보다 더 높은 예우와 지원을 받는다. 이 교사의 부인은 인천보훈지청의 처분에 불복해 2015년 10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3월 수원지법도 제자들을 대피시키고 숨진 최혜정 교사 등 유족 4명이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순직군경)유족 등록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인용, 보훈처의 처분을 취소하는 등 학생들의 대피를 돕다가 숨진 단원고 교사들은 순직군경으로 예우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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