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0일' 웃지 못하는 이유는?

김신회 기자 2017. 4. 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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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실패에 국정장악력 '뚝'..'셧다운' 우려 속에 세제개혁안으로 반전 노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정인지 기자] ['트럼프케어' 실패에 국정장악력 '뚝'…'셧다운' 우려 속에 세제개혁안으로 반전 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축하할 일이지만 백악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약을 아예 뒤집거나 실현시키지 못해 평가가 인색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척하며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이유다.

◇트럼프 "취임 100일 평가는 '웃기는 기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취임 100일은 '웃기는 기준'(ridiculous standard)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취임 100일을 기준으로 새 행정부를 평가하는 관례가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트럼프행정부 출범 100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호 입법으로 추진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기·대체 법안(트럼프케어)의 실패로 국정장악력을 잃은 탓이라고 지적한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공약을 번복하기도 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24%는 트럼프행정부의 3개월에 'F'학점을 줬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 중에도 42%는 'B'를, 23%는 'C' 이하의 점수를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백악관에선 기자단 만찬이 예정돼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2월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26일 대규모 세제개혁안 발표 돌파구 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모른 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탓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불과 한 주밖에 남겨두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대선공약이나 그가 선호하는 법안을 단 하나도 입법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세제개혁안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태세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서 "큰 세제개혁 및 감세안(Big TAX REFORM AND TAX REDUCTION)이 다음 수요일(26일)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재무부 행사에서도 "수요일에 세제개혁과 관련한 '큰 발표'(big announcement)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행정부의 한 관리도 이날 오는 26일 세제개혁과 관련한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발표 내용에 전반적인 원칙과 우선순위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에 발표할 세제개혁안이 개인과 기업에 대한 대규모 감세(massive tax cut)와 규제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며 취임 100일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세제개혁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2월에도 구체적인 설명 없이 몇 주 안에 '경이적인 세제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끝내 개혁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개혁 의제를 주도할 수는 있지만 미국에서 중요한 세법 개정은 궁극적으로 의회의 몫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 취임 100일에 美 연방정부 '셧다운'?
예산안 처리도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업무 폐쇄)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21일 일반 당원도 참여한 당회의에서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예산안이 제때 준비될 것이며 10월 말까지 기관들이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그러나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는 멕시코 장벽 비용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당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아무런 내용이 없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발표한 잠정예산안이 오는 28일까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미국 연방정부가 29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째 되는 날이다. 공화당은 상원, 하원 모두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상원 의석은 52석으로 예산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60석에 못 미친다.

미국은 2013년 버락 오바마행정부 때 오바마케어를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치하면서 예산안을 제때 통과시키지 못해 16일 동안 셧다운된 바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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