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지겨움을 경계하기를"..'특별시민' 최민식의 당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4.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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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민' 시사회의 최민식 / 사진=스타뉴스


'특별시민'은 정치 영화입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복마전이 치열하게 펼쳐집니다. 공약 얘기는 쏙 빼놓은 채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술수가 판을 칩니다.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이 한창인 요즘 연기파 배우들이 그려낸 그 정치판의 이면에 눈길이 쏠리는 게 당연합니다. '특별시민'에 묘사된 정치인들의 모습이 기시감을 일으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박인제 감독의 말마따나 3년 전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에 들어가 지난해 촬영을 마무리할 때도 대선 시즌에 영화가 개봉하리라는 예상은 누구도 하지 못한 터입니다. 제작진이나 배우들도 모두 나름의 부담을 토로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지난 18일 열린 '특별시민'의 언론배급시사회, 영화에 대한 질문 만큼이나 정치나 선거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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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특별시민' 스틸컷


배우들은 예상했던 듯 돌려 말하거나 피하지 않았습니다. 열연을 펼친 주인공 최민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민식은 "선거란 미래"라며 "우리의 소중한 표 한 장이 미래를 걸정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스스로 지켜본 정치인의 모습을 주인공인 변종구의 모습에 녹여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간담회의 막바지, 그는 조심스럽게, 하지만 힘주어 당부했습니다.

"이런 걱정도 있었습니다. '이런 시국에 또 정치영화냐', '징글징글하다', '현실도 징글징글한데 돈주고 극장에서 또 봐야 하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별시민'은 영화입니다. 메시지가 분명하고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지점이 분명합니다. 우리나라의 정치환경에서 좋은 지도자를 뽑고. 그래서 우리 삶이 더 윤택해지고 좋아질 수 있으려면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이 이 '지겹다'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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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민' 시사회의 최민식 / 사진=스타뉴스


저희는 그 지겨운 마음을 갖고 극장에 오셔서 더 지겨운 데로 들어가 끝장을 보고 결론을 냅니다. 단순하고 우스꽝스러울 수 있지만 결론은 선거를 잘 하자, 잘 뽑자는 것입니다. 잘 뽑으면 좋아진다는 겁니다. 그것에 대해서 분명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절절함이 있습니다."

최민식이란 뜨거운 배우의 마지막 말이 계속 남아 맴돕니다. '징글징글하다'는 것은 '특별시민'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단어라 생각하던 터였습니다. 징글징글한 정치 현실을, 징글징글하리만치 치열한 열연으로 그려낸 징글징글한 영화-'특별시민'. 그 징글징글함은 양날의 검이나 다름없습니다. 관객들이 그래서 더 극장으로 가고 싶어질지, 아니면 스크린마저 외면하고 싶어질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민식이 말한 마지막 이야기만큼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더 좋아지려면 그 징글징글함을 딛고, 지겨움을 딛고, 계속해서 끝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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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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