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의 아버지 하라다 카츠히로 PD가 밝힌 캐릭터 제작법

조광민 입력 2017. 4. 2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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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전세계 누구나가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혹은 만들어 주세요.' 혹시라도 게임 캐릭터를 제작하기에 앞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개발자라면 앞으로는 이 생각을 내려 두는 것이 좋겠다.

언리얼 서밋 2017 서울 하라다 카츠히로 PD

금일(22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언리얼 서밋 2017 서울'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 '철권' 시리즈의 아버지 하라다 카츠히로 PD는 '철권 프로젝트 게임개발에 있어서의 철학은?'이라는 주제로 좋은 캐릭터를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했다.

캐릭터의 특성이 잘 살아 있는 격투 게임인 '철권' 시리즈를 선보인 그는 캐릭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타깃에 대해 알기', '가설 세우기’, '피드백 받기', '결과를 통계 데이터로 검증', '다음에 활용하기' 등 크게 5가지를 실천사항을 발표했다.

언리얼 서밋 2017 서울 하라다 카츠히로 PD

먼저 타깃에 대해서 명확히 해야 한다. 모든 이용자가 캐릭터를 좋아 해줄 수는 없다. 캐릭터를 좋아했으면 하는 상대와 사줬으면 하는 고객층으로 타겟을 좁혀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서버 데이터, 설문조사, 리서치 회사를 통한 데이터 수집 등이 있으며, 고객 스스로도 자기자신을 100%알지 못하므로 고객의 숨은 니즈까지 읽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권 시리즈로 예를 들면 90년대 후반 철권 시리즈는 시장확대를 노리고 영국 격투에 흥미가 있는 18~28세 남성, 그리고 북미 서해안 격투 커뮤니티를 각각 메인 타겟과 서브 타겟으로 삼고 캐릭터 제작에 돌입했다. 철권 개발진은 핵심 타겟 층의 데이터를 수집해 1980년대 복싱경기를 부모와 함께 시청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물론 종교관, 정치관, 경제관 등까지 타겟층의 프로필을 명확히 했다.

데이터가 수집됐다면 이를 기반으로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타겟 층이 어떤 드라마의 영향을 받았으며, 좋아하는 격투기가 복싱인지, 왜 다른 게임에도 복싱을 사용하는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인기 없었는지, 선호하는 컬러, 선호하는 이름 등에 대해서 가설을 계속해서 세운다.

언리얼 서밋 2017 서울 하라다 카츠히로 PD

철권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기반으로 복싱 기반의 격투 캐릭터인 스티브 폭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료 수집과 가설은 하라다 PD가 최근 선보인 섬머레슨의 캐릭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하라다 PD는 “가설과 콘셉트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 엄청난 솜씨를 가진 디자이너의 매력적인 그림에 눈이 먼다면 정작 게임에 필요한 콘셉트를 잃거나 타겟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한다고”말했다.

피드백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은 경우 해외 지사 등의 피드백을 받는 것도 방법이며, 발매 후에도 피드백을 받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캐릭터가 인기가 없다면,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에는 수익의 감소로 그대로 이어진다.

캐릭터 출시 이후에는 데이터 검증도 중요하다. 가설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반다이남코의 경우 제품 발매 전에 가상 인기 순위까지 가설을 세워둘 정도다. 세운 가설과 실제 결과가 얼마나 비슷한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물론 가설이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리리와 함께 출시한 드라구노프로 리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출시한 캐릭터였음에도 인기가 많아 차기작에도 등장했다.

언리얼 서밋 2017 서울 하라다 카츠히로 PD

마지막 5번째는 이를 다음에도 활용하는 것이다. 하라다 PD는 “위의 4단계 과정을 거쳐 캐릭터를 제작했다면, 이는 자신은 물론 팀에 남는 노하우가 된다”라며, “데이터는 유통 기한이 있어 시대 흐름에 따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는 있지만, 이러한 방식의 제작법은 아이디어의 정확도를 높이는 단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계나 데이터 만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SNS 등을 활용해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개개인의 의견을 수집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의 양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조연설 이후에는 기자들과 별도의 인터뷰 세션도 진행됐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전문이다.


Q. 언리얼 엔진4는 스위치도 지원한다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A. 회사 입장이 있어 그 부분은 코멘트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인 기기라고 본다.

Q. 철권7 이후에도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 있나?
A. 라이선스를 좀더 저렴하게 해주면 앞으로도 사용할 생각이 있다. 하하. (하라다 PD는 기조강연을 진행하면서도 언리얼 엔진 라이선스를 싸게 이용하는 법에 대한 재미있는 분위기 환기 장치를 마련해 청중의 웃음을 끌어낸 바 있다.)

언리얼 서밋 2017 서울 하라다 카츠히로 PD 강연

Q. 언리얼 엔진을 썼을 때 이점이 무엇인가
A. 먼저 일반적으로 보면 전제로 언리얼 엔진은 격투 게임보다는 FPS나 액션 어드벤처에 가깝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점이 없는 것처럼 보일 텐데 그렇지 않다. 우리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이유는 PS4와 엑스박스원이 등장했을 때 0에서 100까지 그래픽 작업을 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소모됐다. 하지만, 언리얼엔진을 쓰면 반 이상 시간이 절약됐다. PC의 부품으로 예를 들면 메인보드가 CPU는 우리, 언리얼 엔진은 그래픽카드와 메모리 정도로 보면 된다.

Q. 게임엔진 선택의 기준은?
A. 한마디로 말하면 범용성이다. 단순히 성능만 높은 것은 안 된다. 게임의 엔진 자체에 너무 지배를 당하면 확장성이 떨어진다. 엔진은 만드는 게임에 따라서도 바뀐다. 유니티는 인원수가 적으면 유리하다. 우리는 150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 하기 때문에 언리얼이 유리했다.

Q. 전세계적으로 페미니즘 이슈가 있다. DOAX3는 북미 지역에 발매도 안됐다. 철권도 이런 고민이 있는가?
A. 철권의 20년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 게임은 여성 캐릭터도 파이팅이 넘친다. 철권은 젠더 문제는 없는 긍정적인 게임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가 수영복을 코스튬을 도입했을 때 미국의 한 운동가가 여성 캐릭터에 수영복을 입혀서 성을 상품화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우리 게임을 보면 심지어 괴물에게도 동일하게 수영복을 입힌다. 여성만을 문제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또한, 우리 게임에 로저 주니어라는 캥거루 캐릭터가 나온다. 로저 주니어는 엄마 캥거루인 로저의 주머니 속에 있고, 로저 주니어의 엄마도 수영복을 입혔다. 로저도 여성 캐릭터 인데 로저의 수영복은 지적하지 않는다. 수영복이 정말 문제라면 현실세계에 있는 사람도 수영복이나 일본의 경우 훈도시를 입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언리얼 서밋 2017 서울 하라다 카츠히로 PD

Q. 철권7 PC 출시가 갖는 의미는?
A. 과거부터 PC버전 출시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과거에는 플레이 스테이션에 기반을 둔 개발을 해왔는데. 이번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게 되면서 PC버전도 개발을 하게 됐고, PC버전을 출시하게 됐다. 철권만이 아니라 다른 게임들도 PC로 출시할 계획이다.

Q. 크로스 멀티 플레이 지원 여부는?
A.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플레이 스테이션과 엑스박스원 등 진영의 보안 정책 등의 문제로 불가능하다. 현재 크로스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격투 게임을 봐도 ‘스트리트파이터5’는 PS4와 PC, 킬러 인스팅스는 엑스박스원과 PC만 지원한다. 콘솔은 1기종만 나온 게임들이다. 하지만 철권7은 PS4나 엑스박스원도 모두 나온다.

글 /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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