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호의 사서삼매경] (12) '연환' 문재인 대 박근혜·박지원의 대결
#적의 숫자가 많을 때는 대적하면 안 된다. 계책을 써 스스로를 묶도록 해야 한다. 세를 약하게 하는 것이다. 군을 이끌며 중도를 취하니 하늘의 총애를 받는 것과 같다. (삼십육계 중에서)
대선 관련 여론조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
대선이 한창이다. 대세론이 타격을 받으면서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여론조사가 엎치락뒤치락이다. 무선전화 비율이 높으면 누가 우세하다. 유선전화일 때는 누가 앞서거나 비등하다. 여러 조사를 비교하면서 의문이 든다. 전 국민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고 어르신들도 스마트폰을 잘 쓰신다. 무학을 겨우 면한 필자의 어머니도 한 번 알려 드리면 밴드나 카카오톡을 하시는데 불편이 없다. 다시 묻는 일은 많이 없다. 전화 오면 키패드나 터치패드를 누르는 건 같을텐데 결과가 널뛴다. 집에 주로 계신 분들이 특별한 경향을 가졌을까. 국번의 차이일까. 같은 성남이라도 수정구에 주로 걸 수도 있고 분당구에 주로 걸 수도 있지는 않을까. 선거를 잘 아는 이들은 추세만 본다고 한다. 추세가 대세를 만들기도 하고 대안을 만들기도 한다. 추세가 진실하게 국민의 뜻을 읽어낼까. 여러 해부터 든 의심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세계일보 자료사진 |
양강 구도가 돼버린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는 한 번 졌다. 대세론이 대안론을 허용하면 진 셈이다. 소위 '운동권'처럼 순수하면서도 맹목적인 자신감에 기인했다고 본다. 겉으로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다투고 있다. 속을 보면 문 후보는 문 후보와 싸우고 있다. 과거 DJ는 '빨갱이DJ'와 싸웠다. 누군가 내 얼굴에 덧그린 그림이다. 그 붉은 물감을 걷어내기 위해 JP와 손잡았다. 실상 문 후보가 싸우는 건 어느 순간 친문이 돼버린 친노패권주의라는 프레임일 수 있다. 가장 큰 적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자신이다. 지난 2차 토론에서 문 후보는 사드 배치와 북한 주적론에 관련해 폭격을 당했다. 사드를 배치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하니 맹폭이다. 반도국가가 자기 카드를 다 보여주면서 강대국과의 수싸움에서 대등할 수 있겠는가. 상당기간 전부터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서 접근해왔다. 국방부도 적으로 썼지 주적으로 쓰지 않았다. 적으로 따지면 일본이 더 무섭다. 북한이 주적이면 우리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서 탈북미녀들을 볼 수 없다 이 땅에 발붙여서는 안 될 주적들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들을 당연하게 하지 못했다. 누군가들이 따르는 '달님'이 호사가는 아닌 듯 싶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좌)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연합 |
영화 `적벽대전` 캡처 |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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