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기억] '아기공룡 둘리' 생일날

손용석 입력 2017. 4. 22. 06:49 수정 2017. 4.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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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년대, TV만 틀면 흘러나오던 흥겨운 가락이다.

전국의 어린이들은 초록색 귀여운 악동인형을 품에 안고서 이 노래를 입에 달고 살았다.

81년 만화 '오달자의 봄'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수정 작가는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전제아래 가끔 버릇 없고 반항까지 하는 말썽쟁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차기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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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가 발급한 둘리의 1983년 4월 22일 생 주민등록증.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8,90년대, TV만 틀면 흘러나오던 흥겨운 가락이다. 전국의 어린이들은 초록색 귀여운 악동인형을 품에 안고서 이 노래를 입에 달고 살았다.

1983년 4월 22일 만화캐릭터 ‘아기공룡 둘리’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만화가 김수정 씨의 손에 의해 태어난 둘리는 당대 최고인기를 누리던 어린이잡지 <보물섬>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금의 ‘타요’와 ‘또봇’ 그리고 ‘뽀로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둘리는 만화에서 시작해 TV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대한민국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기 이르렀다.

81년 만화 ‘오달자의 봄’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수정 작가는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전제아래 가끔 버릇 없고 반항까지 하는 말썽쟁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차기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과서 같은 모범만 강조하던 당시 심의를 우려해 주인공을 사람이 아닌 아기공룡으로 바꿨다.

원래 갈색이었다가 보물섬 편집장의 뜻에 따라 초록색으로 태어나게 된 둘리는 1억년 전 빙하기 때 얼음 속에 갇힌 후, 어느 날 갑자기 한강위로 떠올라 서울에서 살아가게 된다. 가끔씩 “호이~”하며 외치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초능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뻔뻔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장난꾸러기 특성을 가졌다.

둘리가 생활하게 된 서울의 가정집에는 독특하고 흥미 있는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젖꼭지를 입에 물고 기저귀까지 찼지만 가끔은 어른보다 더 똑똑한 ‘희동이’, 깐따삐야 별에서 생활하다 타임머신 고장으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도우너’, 그리고 유일한 숙녀인 타조 ‘또치’와 가수지망생 ‘마이콜’이 그들이다. 이들을 도맡아 키우게 되는 만년과장 ‘고길동’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둘리는 83년 보물섬을 통해 태어난 이후 10여 년간 만화 속 캐릭터로 활동하다 96년에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이라는 극장용 영화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뒀고 2003년에는 경기 부천시로부터 주민등록증(830422-1185600)까지 발급받으면서 만화적 상상을 넘어 ‘법적 지위’까지 갖추게 됐다.

한때 ‘둘리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유명세를 탔던 둘리는 문구, 게임, 영상물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면서 대한민국의 대표 캐릭터가 됐다.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은 둘리가 서른 다섯 살이 되는 올해 4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아기공룡 둘리’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손용석 멀티미디어 부장 stones@hankookilbo.com

둘리 친구들. 왼쪽부터 희동이, 또치, 둘리, 도우너.
김수정 작가와 둘리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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